“빅데이터 기술과 고성능 컴퓨팅 기술은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 난제를 해결할 기술입니다.”
김민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교수는 “학제 간 융·복합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첨단 융합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2일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IBM 알마덴(Almaden) 연구소 재직 시 분산 시스템 기반 상용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In-memory Database) 엔진을 개발한 빅데이터 및 고성능 컴퓨팅 전문가다.
DGIST에 부임한 후에는 국내 대학 최대 규모 슈퍼컴퓨터 ‘아이렘(iREMB)’을 구축했다. 최근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는 초고성능 유전자 진단 기술 ‘엠알프라이머(MRPrimer)’를 개발해 주목 받았다.
유전자 진단을 위해서는 프라이머(Primer)라는 미끼 역할의 짧은 염기서열을 이용해 검출하려는 목표 유전자를 수천만배 증폭시켜 확인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기존에는 휴리스틱(Heuristic)기반 프라이머 디자인 알고리즘을 사용하지만 목표 유전자 프라이머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김 교수가 개발한 엠알프라이머 유전자 진단기술은 종 전체 수만개 유전자 데이터를 대상으로 하되 비목표 유전자는 제외하고 목표 유전자만 검출할 수 있는 기법이다. 최적 프라이머를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신종 바이러스와 암 진단에서 기존 방법보다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의료업계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 감염병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컴퓨터 한 대만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최적의 프라이머를 디자인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일반인이 쉽게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내놨다. 지난 2월 중앙처리장치(CPU)를 대신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 빅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지스트림(GStream)’을 개발했다. 누구나 500만원대 컴퓨터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표적 기술인 미국 카네기멜론대 ‘그래프랩(GraphLab)’과 비교해 비용 대비 성능은 300배나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스트림 기술은 소셜네트워크, 생명과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는 그래프 형태 빅데이터를 두 개 GPU가 장착된 PC 한 대를 이용해 초당 간선 14억개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성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김 교수는 지스트림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인간 뇌 신경망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최대 규모 그래프 데이터 처리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스트림 기술을 바탕으로 GPU 기반 대규모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에 대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 교수는 “뇌 신경망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DGIST 뇌·인지과학전공과 함께 인간 뇌 비밀을 밝히고, 알려진 뇌 기작을 바탕으로 인간 인지기능과 유사한 초고성능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는 거대한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