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출코리아2.0] 세계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B2C) 폭발적 성장...우리기업은 걸음마

한국경제는 내수침체와 수출부진이라는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우리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 무너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이런 위기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할 키워드로 ‘해외’와 ‘중소기업’을 제시한다. 좁은 내수에서 벗어나 광활한 해외무대를 향해 중소기업이 활발히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내수와 투자도 살아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런 구조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분야가 바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이다. ‘수출코리아2.0’ 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1조6000억달러(약 1792조원) 규모에서 2020년 3조4000억달러(약 3804조원)로 매년 15%씩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국경 간 거래(해외직구) 시장은 연 평균 최고 27%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2300억달러에서 2020년 최소 1조달러(약 111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소비자도 급증할 전망이다. 2014년 3억900만명이었던 전자상거래를 하는 온라인 쇼핑객은 5년간 평균 21.1%씩 늘어나 2020년에는 9억4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세계에서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예상 쇼핑객의 45%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B2C)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우리기업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가 해외로부터 상품을 직접 구매(직구)한 금액은 2010년 2억7000만달러에서 2014년 15억50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판매(직판)한 금액은 2014년 약 2800만달러에 불과하다. 상당한 온라인 무역역조 현상이다. 2010년 대비 2014년의 전자상거래 무역적자는 5.6배로 늘어났다.

B2C 부문 해외 직구뿐 아니라 전통적인 기업 간(B2B) 무역거래에서도 온라인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B2B 전자 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7000억달러(약 7340조원)로 추산된다.

국내 B2B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제일 큰 e마켓플레이스인 트레이드코리아(tradeKorea.com)는 가입 기업수가 20만5000개사에 달한다. 이 중 국내 기업이 10만3000개사로 실제 무역업을 하는 업체 중 상당수가 마케팅 및 홍보수단으로 이미 B2B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알리바바(alibaba.com) 가입자가 8억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우리 B2B 시장도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B2C는 물론 B2B까지 우리 전자상거래 수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 무역규모 자체도 미미하고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IT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위상을 감안할 때 초라한 수준이다.

전자상거래 수출은 여러 모로 장점이 많다. 기업은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거래처를 뚫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좋은 상품만 있다면 온라인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수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에 오히려 적합하다.

중소기업 전자상거래 수출은 지난 중남미 경제외교 순방 때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남미 전자상거래 시장은 소득증가 및 통신기기 보급 확대 등으로 매년 25% 이상 급성장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도 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런 환경은 지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 중소기업 제품이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전자상거래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에는 입점 자체가 성공 보증수표가 되지 못한다. 현지 전자상거래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원거리 물류 문제를 풀어야 하고, 재고관리·지불·반품 및 AS 등 종합 대책이 선행돼야 전자상거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우리 강점인 IT와 제품 수출경험에 현지 한류 붐을 결합한 전자상거래 수출은 ‘수출코리아2.0’의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전자상거래 유통 플랫폼의 현지 진출과 물류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와 유관기관의 전 방위 협력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측면에서 조만간 무역협회 등 민간 조직은 물론 정부와 무역 지원기관 간 협력을 통한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개방형 협업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은 우리 기업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실제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한국무역협회와 KOTRA,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공동 주관해 진행하는 온라인 특별할인전 ‘싱싱코리아(星星 Korea)’는 벌써부터 화제다. 수출 부진을 타개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위축된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인터파크, G마켓, 롯데닷컴·면세점,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위메프, 신라면세점 등 16개 주요 쇼핑몰이 참여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온라인을 활용한 대 중국 한국정품 특판전이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준비 중인 ‘코리아 그랜드세일(8월21일~10월31일)’과도 연계시킬 계획이다.

최원호 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은 “무역거래에 있어 온라인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내수기업이나 수출 초보기업이 비용 부담 없이 쉽고 빠르게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