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올 하반기도 믿는 것은 카메라모듈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주요 전자부품 대기업 계열사가 올 하반기에도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에 실적 개선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고화소·고기능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듀얼카메라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신기술 적용 가능성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은 두 회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체 매출 1조6981억원 중 3분의 1가량인 5235억원을, LG이노텍은 1조4471억원 중 절반에 달하는 7061억원을 카메라모듈 관련 실적으로 기록했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
LG이노텍 카메라모듈

LG이노텍은 전년 동기대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카메라모듈을 생산·판매하는 광학솔루션사업만은 20%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여타 사업부 실적 부진 충격을 흡수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역시 주요 거래선 신제품 출시에 맞춰 고화소·고기능 카메라모듈에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후면 카메라를 800만화소에서 1200만화소로 높인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LG이노텍은 고객사 신모델 출시에 대응하면서 카메라모듈 성능 향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광학손떨림보정(OIS) 등 부가기능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G4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DSLR 카메라에 맞먹는 성능의 후면 카메라는 시장 호평을 받았다. LG이노텍이 공급한 1600만화소 카메라모듈이다.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삼성전기는 지난해 2분기 디지털모듈(DM) 사업부 내에서 절반 수준에 머물던 카메라모듈 매출 비중을 현재 63%까지 확대했다. 꾸준히 공을 들여온 중국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신모델 양산을 개시한 덕분이다. 1300만화소 고화소 제품 비중 확대와 통신모듈 수요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 비중이 높지만 중국향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자동초점을 잡는 액츄에이터도 보이스코일모터(VCM) 등 핵심부품도 현지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듀얼 카메라 등 신기술도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호재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경쟁이 둔화되는 가운데 가시적 차별화 요소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듀얼 카메라와 3차원(3D) 카메라 등 적용이 거론되는 추세다. 물리적으로 실장 카메라 수가 증가하고 ASP 상승으로 수익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내년을 듀얼카메라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으로 내다보고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처리 등 소프트웨어 등 요소 기술을 준비 중이다. 신사업추진팀에서 추진하는 차량 전장부품 사업 역시 카메라모듈 기반 기술에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에도 카메라모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카메라모듈 업계 관계자는 “셀프 카메라와 소셜네트워크 문화 등이 확산되면서 카메라 성능은 여전히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며 “하반기 스마트폰 주요 신제품은 물론이고 국내외 중저가 보급형 모델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고화소 카메라모듈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실적 개선에도 많은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