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투자의 시작은 197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전액 출자한 한국기술진흥(구)이다. 1991년 기술보증기금이 출자했고 2008년 아주그룹이 기술보증기금의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윤창수 아주IB투자 이사는 “지금도 K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다양한 국책연구기관이 주주로 있어 운용 투명성이나 공공성을 강조하는 편”이라며 “우량 투자처 발굴은 물론이고 보유 네트워크를 통한 유한책임투자자(LP)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그동안 총 67개 업체에 총 1184억원을 투자해 1675억원을 회수했다. 5월 말 기준 투자잔액은 426억원이 남았다. 성공적 투자 실적이다.
윤 이사는 스스로를 전통IT제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문 심사역이라기 보다 제너럴리스트라고 강조했다. IT·메디컬 인증서비스업체인 디티앤씨, 반도체전자재료 생산업체 디엔에프, 사파이어 기판생산업체 사파이어테크놀로지에 화장품 업체인 카버코리아 등 다양하다.
윤 이사는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지난 10년간 IT위주였기 때문에 산업 내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해 투자해왔다”며 “2000년대 초중반은 휴대폰이나 MP3P 등 다바이스 위주에서 2000년대 후반에는 부품업체가 주요 타깃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메디컬 융합 등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윤 이사는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는 우리나라인만큼 부품 산업의 밑단인 IT와 소재 업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유럽의 100년 제조업체 중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소재업체이며, 일본의 디바이스 업체가 몰락해도 소재업체는 승승장구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는 반도체, OLED산업이 1등이지만 소재가 뒷받팀돼야 수성이 가능하며, 국내 무역수지 중에 소재는 아직도 적자이기에 투자기회는 더 있다고 바라봤다.
윤 이사는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하면서 2~3년 뒤에 기회가 오는 산업의 ‘서플라이 체인(연쇄 생산, 공급망)을 일일이 검토해 투자한다”며 “LED산업의 기회가 있다고 보면, LED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가 되는 사파이어기판 업체나 관련 기술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 이사는 투자를 할 때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투자경험에 비춰 볼 때 성공과 실패 요인은 대부분 투자회사의 대표이사 때문이었다. 투자심사는 결국 투자자가 피투자회사의 로드맵이나 비전을 잘 이해하고 판단했는가를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실함과 정직성을 갖춰야 한다“며 “투자는 머리가 아니라 발로 하는 것이며,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에서 게으름은 투자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