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물리학 대표 난제로 꼽히는 제트 생성 메커니즘을 풀 실마리가 발견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일본 야마구치 대학이 독일 등과 공동으로 초거대 블랙홀 근방에서 분출되는 전파제트 기저부 흔들림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국내에서 키노 모토키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7월호에 소개됐다.
전파제트는 거대 블랙홀 회전축을 따라 방출되는 물질 흐름이다. 이 전파제트가 밝아지는 이유와 과정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전파제트가 초대형블랙홀이나 은하단 진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천체물리학자들은 전파제트가 발생하는 기저부 위치가 수도꼭지처럼 고정돼 있을 것으로 예측해왔다. 하지만 한-일-독 연구진이 기저부 흔들림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 이는 전파제트 발생위치가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 연구진은 플라즈마 구름 간 충돌로 생기는 밝게 빛나는 전파제트 기저부가 초대형 블랙홀로부터 30광년 이상 떨어져 형성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플라즈마 구름 속도가 빛보다 빠를 수 있다는 예측도 이 발견으로 가능해졌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약 4.3억 광년 떨어진 활동은하 마카리안 421(Mrk421) 중심에서 일어난 X선 대폭발 현상을 폭발 직후부터 7개월간 정밀추적 관측했다.
관측은 일본우주전파관측망(VERA)을 이용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제트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은 것”이라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함께 보다 정밀한 확인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