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이노비즈협회 회원사가 출연연 등 국책연구기관이 밀집한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미래먹거리를 찾고 있다.
금형산업을 비롯해 전자·자동차부품 등 단순조립 위주 일차원적 비즈니스 모델로는 승산이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평균 100억원 이상 매출을 보이고 있는 이들 중소기업은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는 R&D개발과 기술이전을 ‘제2의도약’ 해법으로 꼽았다.
한국C&S(대표 나기수)를 비롯해 우성정공(대표 박화석), SDM(대표 조철연), 뉴바이오(대표 김숙희), 신우산업(대표 정홍주), 임영우(대표 애니셀), 율원엔지니어링(대표 문창식), 대명하이테크(대표 노춘우), 아이피온(대표 김영범), 현진기업(대표 임용택) 등 광주지역 중소기업 20여개사는 지난달 대덕연구단지 1차 기술탐방에 나섰다.
평소 접하기 힘든 대덕연구기관의 최신동향과 중소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기술발굴과 이전이 목표였다. ‘뭉치면 힘이 된다’는 말처럼 나기수 광주전남이노비즈협회장이 총대를 메고 기업을 모았다. 미래먹거리발굴에 고심하던 중소기업 CEO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대덕연구단지 내 신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까지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장을 맡았던 윤병한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장이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기계 및 에너지 분야 연구기관 현장투어를 매칭했다. 기술연계를 통한 기술사업화 성과확산과 네트워크 활성화로 빛을 보지 못한 기술을 발굴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들 기업과 연구기관은 앞으로 폐 이차리튬밧데리 유가자원 회수와 카폭 폴리에틸렌 유흡착제 제조, 전도성 나노복합체, 방사선 리튬전지막 및 하이드로젤 응용기술, 자석커플링 고온 무누출 자석펌프, 해수담수화 등 이전기술 후속미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허법인 이노와 지원국제특허, 지티티비 등 변리사와 기술사업화 지원기관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술나눔특허리스트와 기술수요조사서, 현장기술멘트 등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과의 소통강화에도 나선다.
CEO 기술탐방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광산업, 가전, 자동차, 에너지, 생명공학, 우주공학 등 융합이 가능한 다양한 영역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콘텍트렌즈 제조사인 뉴바이오는 정읍방사선연구소가 개발한 하이드로젤 응용기술과 렌즈접목에 관한 공동R&D를 검토 중이다. 특허수입만 연간 5억원에 달하는 현진기업은 수처리 분야 특허와 연관성이 있는 연구기관 기술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튬이온밧데리제조사인 애니셀과 사출금형기업 우성정공, 전자제어장치제조사 대명하이텍, 자동차차체금형 에스디엠, 전자부품 공장자동화설비업체 율원엔지니어링, 바이오화학업체 아이피온, 로봇제어시스템 제조사 다인시스템 등도 연구기관이 제공한 특허리스트를 면밀히 분석해 R&D인력을 대덕에 파견할 예정이다.
나기수 광주이노비즈협회장은 “제조업을 4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얻은 결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미래먹거리 발굴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라며 “대덕기술탐방을 통해 광주지역에 제한됐던 기술시야를 확대할 수 있었고 다양한 분야와의 기술융합으로 틈새시장을 여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윤병한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장은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처럼 대덕에 위치한 출연연구소는 전국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곳인 만큼 자주 왕래하다보면 좋은 정보와 기술을 얻을 수 있다”며 “단순히 일회성 방문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연구진과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다양한 후속 지원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