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상등 켜진 메모리 시장

PC 수요 감소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주력 D램 메모리인 4GB DDR3 가격이 하락하면서 6개월 사이에 고정거래 가격이 10달러가량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최근 한 달 새 15%가 떨어졌고 이달에도 가격 하락이 이어져 메모리 반도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PC 출하량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신 운용체계(OS)인 ‘윈도10’을 출시해 신형 노트북이 다소 늘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지 못했다. 지난 5월 윈도10 특수를 노리고 메모리 발주를 늘렸던 PC업계가 재고량이 늘면서 더 떨어졌다. PC 메모리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자 곧바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서버용 메모리 가격도 10%가량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했다. 노트북 신제품 출시를 겨냥해 메모리 생산량을 늘렸던 반도체 업계는 물량 조절에 들어갔다. 가격이 폭락한 DDR3 비중을 줄이고 DDR4, 모바일 D램을 늘렸지만 그 효과가 4분기에나 반영될 수 있어 3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태다. 조만간 출시될 인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스카이레이크’가 PC 수요를 일으키겠지만 반짝 회복에 그칠 공산이 크다.

20나노 미세공정으로 전환해 생산 비용을 낮춘 삼성전자만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에서 그나마 버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머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하반기 실적 하락을 비켜가기 어렵다.

PC 시장 침체는 이제 거스를 수 없다. 모바일D램 수요를 이끈 스마트폰 시장도 정체기에 들어섰다. 메모리 강국인 우리 반도체 기업에는 심각한 위기 신호다. 앞으로 미세공전 전환 확대뿐만 아니라 전면적인 생산 비중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