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산 차량용 블랙박스가 국내 저가·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서 외산 브랜드 성공은 이례적이다.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았고,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트랜센드 코리아는 차량용 블랙박스 신제품 ‘드라이브프로(DP) 200’을 출시하고 10일부터 메모리카드 추가 제공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DP 200은 풀HD급 1채널 제품으로, 160도 화각을 갖춰 촬영 범위가 넓다. 와이파이로 스마트폰 앱과 연결해 녹화 영상을 볼 수 있다. 자체 디스플레이는 2.4인치 액정디스플레이(LCD)다. 온라인에서 12만2400원에 판매된다.
신제품은 트랜센드가 한국에 출시한 세 번째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블랙박스 사업을 시작한 이후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이 신제품 출시 배경이다. DP 100, DP 220 두 제품으로 온라인쇼핑몰 한 곳에서만 최근 3개월 7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총 판매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랜센드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블랙박스 사업 시작 전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자 틈새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났다”며 “기존 두 제품 사이 중간 성능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산 브랜드 국내 시장 안착은 블랙박스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그 동안 중국산 ‘짝퉁’ 제품이 브랜드 없이 유통된 적은 있지만 외국 제조사가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우리나라 제품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는 많아도 외산 브랜드가 직접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산 제품 반값에 꼭 필요한 기능을 간편하게 제공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 1채널 제품을 9만~16만원대에 판매한다. 2채널에 부가 기능을 다양하게 넣은 20만~40만원대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국내 제조사와 차별화한 전략이다.
트랜센드 블랙박스는 모두 1채널이지만 풀HD 화질을 제공한다. 모든 제품은 차량 시거잭에 꽂아 사용한다. 장착점에서 별도 공임을 들여 전원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사용이 간편한 것은 물론이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충격감지센서, 3메가픽셀 CMOS 센서, 자체 LCD 같은 꼭 필요한 기능은 모두 담았다.
상위 모델인 DP 220은 GPS, 속도 알람, 차선이탈경보(LDWS), 전방추돌경보(FCWS) 같은 고급 기능을 16만원대에 제공한다. 다른 두 제품과 달리 내장 배터리를 사용해 최장 30분 주차녹화를 지원한다.
자체 서비스 정책으로 무상 보증을 2년간 제공해 중국산 제품과도 차별화했다. 글로벌 메모리카드 제조사로 이름이 높은 만큼 자체 멀티레벨셀(MLC) 메모리를 탑재해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