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영업자 폐업 속출…20년만에 최저치 기록

영세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경기 부진으로 폐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000명)보다 10만7000명 줄었다. 1995년 상반기 397만1000명 이후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영세자영업자는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업에 몰려있다. 이들간 자체 경쟁이 과열되고 대형할인점 등에 밀리며 폐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메르스,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져 어려움이 커졌다. 6월 소매판매 감소폭(3.7%)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4월(0.8%)의 4.6배 수준이었다.

영세자영업자와 달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상반기 15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3만명)보다 6만5000명 늘었다. 2013년 상반기(151만9000명)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다.

영세자영업자 감소폭이 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반기 취업자 2568만명 중 자영업자는 557만명으로 전체의 21.7%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22.1%였다.

자영업자 어려움이 계속되자 정부는 과당 경쟁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역·업종별 ‘자영업 과밀지수’를 담은 상권정보시스템을 선보인다. 종전에는 창업 준비자가 서울에 치킨집·편의점이 얼마나 몰려 있는지만 참고 할 수 있다. 이를 전국 7대 도시로 확대하고 업종을 카페·휴대폰판매점·미용실·안경점 등 10개로 늘린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