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자 정도언의 '프로이트 레시피'] 달콤하기만 한 인생은 지루하다

(1) 단맛: 기억과 추억

[정신분석학자 정도언의 '프로이트 레시피'] 달콤하기만 한 인생은 지루하다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이든, 돈이든 유혹은 항상 달콤하다. 그리고 후회가 뒤따른다. 일상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달콤한 유혹은 초콜릿이다.

고대 아즈텍 사람들에게 초콜릿은 영적인 지혜, 에너지, 성적능력의 원천이었다. 그들에게 카카오 열매는 나무에서 열리는 돈이었다. 이제 초콜릿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세계인이 즐겨 먹게 되었다. 초콜릿 제조업은 무시할 수 없는 산업이 되었다. 사람들은 선물로 초콜릿을 받으면 기뻐하고 초콜릿은 어떤 식사에도 디저트로 썩 잘 어울린다.

인생이 초콜릿같이 늘 달콤하기만 하다면 정말 행복할까. 그런 인생이 살아갈 가치가 있을까.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문을 여는 고리는 기름을 바른 것처럼 미끄럽다고 한다. 한눈을 팔다가는 놓치기 쉽다. 그러니 달콤하기만 한 인생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철저하게, 세심하게 자신의 삶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모양과 맛을 갖춘, 반짝이는 초콜릿을 만들려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처럼. 설령 그럴수 있다 해도 인생이 늘 달콤하리란 보장은 없다. 행복은 어쩌다가 찾아오는 손님이지 늘 집에서 같이 사는 식구가 아니다.

[정신분석학자 정도언의 '프로이트 레시피'] 달콤하기만 한 인생은 지루하다

달콤한 인생의 큰 단점은 지루함이다. 인생이 늘 달콤하다면 진정으로 달콤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즐길 수 없다. 달콤하기만한 인생에서 크게 잃어버리는 것은 쓰고, 짜고, 시고, 매운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시선이 한쪽으로만 향해 있으면 다른 쪽을 놓치기 마련이다. 사시사철 온화한 곳에 살면 추위와 더위를 통해 얻어지는 지혜를 잃어버린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정도언

정신과 전문의, 수면의학 전문의. 프로이트 학파 정신분석가(교육 및 지도 분석가).

국제정신분석학회 산하 한국정신분석연구학회 회장.

서울대학교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

저서로는 `프로이트 레시피(웅진리빙하우스, 2015.04)`가 있다.

정리=신지혜기자 sjh1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