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볼 수 없는 삼성·LG 고출력 오디오, 해외선 `리듬 탄다`

국내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없는 삼성전자, LG전자 제품이 있다. 콘솔과 스피커가 합쳐진 고출력 오디오다.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동남아, 러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집합주택이 많은 국내에서는 소음유발 우려로 시장이 미미하다.

LG전자가 중남미에 판매하고 있는 고출력 오디오 `CM4350`
LG전자가 중남미에 판매하고 있는 고출력 오디오 `CM4350`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태국,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에 고출력 오디오를 출시하고 있다. 2.0~2.2채널로 구성돼 최저 200에서 최고 5만와트(W)대 출력을 내는 제품을 판매 중이다. 양 사 국내 주력 홈 오디오 제품 ‘무선 360 오디오’와 ‘스마트 오디오’가 100W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고출력이다.

현지 시장에서 반응도 좋다. 단독주택 중심 파티문화가 일상화돼 어디서든 손쉽게 공연장 분위기를 내려는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간 거리도 멀어 소음으로 인한 분쟁도 적다.

LG전자 관계자는 “범라틴계 지역에서는 음악이 곁들여진 파티가 생활화돼 고출력 오디오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LG는 멕시코 기준 각각 8종, 15종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업계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멕시코에 12종, 9종을 출시하며 삼성과 LG에 맞불을 놓았다. 일찍이 오디오에서 닦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웠다. 음악에 따라 바뀌는 LED 조명으로 분위기를 내거나 대형 진동판을 탑재해 시각적 요소도 극대화했다.

고출력 오디오는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렵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중심 주거환경을 고려해 기업 간 거래(B2B) 제품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소니가 중남미에 판매하고 있는 고출력 오디오 `SHAKE-77`
소니가 중남미에 판매하고 있는 고출력 오디오 `SHAKE-77`

LG전자가 지난해 49만9000원에 출시한 500W 제품 ‘OM5542’는 ‘상업용 오디오’로 이름을 붙였다. 당초 일반 소비자 판매도 고려했지만 공동주택 비율이 70%를 넘는 국내 특성에서 소음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 B2B 전용으로 선회했다. 소니도 지난해 출시한 720W 제품 ‘MHC-V3’ 일본향 제품 최대 출력을 450W로 낮췄다. 국내와 유사한 밀집주거 환경에서 B2C 판매를 위한 고육책이다.

고출력 오디오는 각기 다른 시장 환경에 맞춰 시장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공연장, 음식점, 클럽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해외에서는 국산 TV와 연계한 마케팅에 힘입어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