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쇼핑이 스무 살이 됐지만 사업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특히 상반기 홈쇼핑사를 휩쓸었던 가짜 백수오 파동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는 홈쇼핑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백수오 환불은 올 2분기 일회성 비용 지출이라고 볼 수 있지만 홈쇼핑 전체 신뢰를 잃은 것은 커다란 오점이다. 다행히도 홈쇼핑 소비자 신뢰도는 5월 이후 회복되고 있다.
올 2분기 가장 먼저 실적발표를 한 GS홈쇼핑은 2분기 매출액 262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53억원으로 33.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49억원으로 20.5% 줄었다.
CJ오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매출액은 2862억원,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 14%, 50.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8% 줄었다.
현대홈쇼핑은 2분기 매출액 2172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하지만 역시 영업이익은 248억원, 당기순이익은 226억원으로 각각 37.7%, 42.4% 감소해 백수오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홈쇼핑 사업자가 늘어나고 T커머스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홈쇼핑사에는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에는 사실상 경쟁이 될 만한 쇼핑 채널이 홈쇼핑과 T커머스를 모두 포함해 8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8월 제7 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이 등장했고 T커머스 사업자가 속속 개국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군인 신세계그룹이 T커머스 사업 진출을 예고한 상황에서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까지 총 17개 쇼핑채널이 예고된다.
홈쇼핑 시장 전체 파이는 커지지만 사업자가 늘어난 만큼 기존 국내 매출 규모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홈쇼핑사가 TV를 넘어 모바일로 유통채널을 확장해가고 있지만 모바일 시장도 만만치는 않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이 모바일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소비자를 유인하는 중이다.
홈쇼핑도 이들과 경쟁하고자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CJ오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요인 중 하나로 ‘TV홈쇼핑고객 중심 모바일 프로모션 비용 증가’로 들었다. 그 덕분에 모바일은 20.6% 성장하며 전체 취급고 4분의 1을 차지했다. GS홈쇼핑도 모바일 쇼핑은 58.7% 신장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 사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TV홈쇼핑 상품 등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UI·UX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모바일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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