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국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소형 셀(Cell) 생산공장을 짓는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로 소형 셀을 택한 건 테슬라모터스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기존 중대형 배터리와 함께 원통형 소형전지까지 공급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원통형 전지는 범용성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전기차용 전지로는 아직은 시동단계에 있다.
11일 국내외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톈진 제조국영기업 중환전자, 투자사 톈진태달과 공동으로 전기차용 소형 전지셀 생산공장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
합작사는 오는 10월 톈진에 설립해 2016년 상반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2002년 설립한 중환전자는 중국 제조업계 상위 30위권에 드는 국영기업이다. 삼성SDI와 중환전자는 이미 각각 80%, 20% 지분으로 모바일기기 등에 들어가는 소형 전지셀 생산공장 합작사를 톈진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번 신규 합작사는 삼성SDI 참여 지분 50%를 포함, 중환전자와 톈진태달이 50% 지분 참여하는 것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에 대한 외국기업 참여지분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국투자청은 지난 3월 신에너지자동차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외자기업 지분을 50% 이하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기업이 50% 이하로 지분을 낮춰야 중국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SDI가 새로운 지분구조 합작사 카드를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합작 공장은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전기차용 소형 전지 수요에 직접 대응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르면서 새 진입 장벽이 세워지기 이전에 생산라인 가동까지 간다는 밑그림이다.
합작사 운영 전반은 삼성SDI가 맡을 예정이다. 10월까지 합작사 설립 요건을 마무리지은 뒤 확정 계약을 맺고 기존 톈진 공장 내 신규로 소형 셀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주요 생산제품은 리튬이온 원통형 소형 이차전지다.
업계 관계자는 “3자 합작방식 소형전지 공장 설립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관할 지방정부와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중국 정부 투자 규정에 부합하면서 기존 소형 전지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용 전지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중국 안경환신그룹, 시안고과그룹과 ‘삼성환신(시안)동력전지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오는 10월부터 중국 시안에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셀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소형 배터리셀=전기차용 배터리는 통상 순간 출력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중대형 전지를 주로 써왔다. 소형셀을 병렬로 여러 개 연결하면 같은 효과를 내면서 안전성은 뛰어나게 된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6000~9000개 소형셀이 연결돼 하나의 이차전지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