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소비 감소로 울상이다. LPG차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정부에 호소하는 가운데 석유화학 원료용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가정·상업용 소비 증가로는 떨어지는 소비량을 맞출 수 없어 업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프로판·부탄을 합한 우리나라 LPG 소비량은 총 357만1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나 급감했다.
가정·상업용 수요는 늘어난 반면에 수송용·석유화학 연료용 소비가 크게 줄면서 전체 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 가정·상업용은 전년 대비 8.8% 늘어난 85만1000톤을 소비했다. 최근 농어촌, 산간마을을 대상으로 한 마을단위 LPG 배관망 사업이 확대됐고 난방용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수송용 수요는 180만6000톤으로 1.8% 줄었다. 최근 저유가로 차량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수송용 휘발유, 경유 소비량은 늘어났지만 LPG는 차량 등록대수 감소로 오히려 사용량이 줄었다.
석유화학 원료용은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총 57만4000톤을 소비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단 대비 34.8%나 하락한 수치다. 대체재인 나프타 가격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급락하면서 LPG 수요가 이탈했다.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부과하는 할당관세가 각각 0%, 1%인데 반해 LPG에는 2%가 부과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LPG 가격(부탄 기준)은 지난해 상반기 리터당 평균 1687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208원으로 28.4% 하락했다. 업계는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대를 기대했지만 나프타 등 대체재 대비 경쟁력이 약화됐고 LPG차량 사용제한으로 저유가 수혜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한 LPG가격 하락으로 마을 단위 배관망 사업 등 가정·상업용 경제성은 높아졌지만 석유화학 연료용은 나프타에 밀려 수요가 줄었고, 수송용도 사실상 큰 폭의 감소나 다름없다”며 “할당관세 부과 및 LPG 차량 사용 제한이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상반기 우리나라 LPG 수요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