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도화지에 물감을 칠하듯 원하는 물체에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점성 리튬이차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주역은 이상영 UNIST 교수와 김세희, 최근호 연구원(박사과정, 이하 이상영 교수팀)이다.

이상영 교수팀은 먼저 전지 구성 물질인 양극, 음극 및 전해질을 꿀과 비슷한 점성(점도 700포와즈)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어 특정 물체에 음극에서 전해질, 양극 순서로 페인트를 칠하듯 프린팅했다.
각 물질을 프린팅할 때마다 1분 이내 짧은 간격으로 자외선에 노출시켜 굳혔다. 점성 상태 각 물질이 고체 상태로 바뀌면서 전극을 띠고 전지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원리다.
이 기술은 점성 상태 전극 물질을 원하는 물체에 자유로운 형태로 프린팅해 전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특징이다. 유리컵, 안경 등 모든 사물에 글자나 도형 등 사물에 맞춰 원하는 모양으로 전지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기존 전지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이었던 전해액 주입 및 분리막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팀은 지름 5mm 막대에 여러 층으로 테이프를 감듯 만들어 시험했고 그 결과 전지 기능이 그대로 유지될 만큼 유연한 특성과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이상영 교수는 “웨어러블기기 상용화와 사물인터넷 시대를 여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전원 공간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라며 “나아가 차세대 전자기기를 보다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과 교육부 BK21플러스사업 지원 아래 수행됐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나노 레터스 12일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