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롯데그룹 지배회사 격인 롯데호텔 기업공개(IPO) 추진과 그룹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사태와 더불어 그룹 성장 과정에서 경영투명성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롯데호텔 IPO…이사회 뜻 모아 이른 시일 내에 시행
신 회장은 롯데를 개혁하고 바꿔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롯데호텔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며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순환출자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롯데호텔 상장시기에는 “작년부터 검토한 바 있지만 실제 이사회, 주총에서 결정할 문제라서 언제까지 하겠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가까운 시기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등 약 7조원이 필요한데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부정적 측면을 언급하면서도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등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고민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기업문화 개선 위원회도 설치해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L투자회사는 분할된 투자부문의 잔존 법인
신 회장은 정체성 의문이 증폭됐던 ‘L투자회사’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 롯데그룹이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됐고, 1972년부터 롯데호텔 완공 때까지 10억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지만 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본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해 주주로 남아 있었다”며 “한국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2000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지만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이 오늘의 L투자회사로 2005년에서야 배당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롯데 배당금은 전체 영업이익 1.1%에 불과하다”며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다”고 배당금 논란에 선을 그었다. 롯데호텔 최대주주인 12개 L투자회사는 지분율이 72.65%에 달하고, 신동빈 회장이 지난 6월 말 대표이사가 됐다.
◇주주총회 17일…안건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이달 17일에 개최된다.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지배구조 등에 관한 건이다. 롯데그룹은 “경영투명성 개선을 위한 안건으로 명예회장직 신설건은 호칭에 관한 문제로 현행 정관변경 없이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개인적인 부분은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경영부문은 별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그룹은 국내만 13만명, 세계적으로 18만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사업 안정성을 생각해야 하고, 가족과 경영 문제는 별개”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는 롯데호텔이 IPO에 나서면 기업가치가 20조원 이상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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