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임원 한 자리 정도는 내부 직원 몫으로 배정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임원 전부를 외부 출신으로 채울 수 있죠?”
최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임원 인사를 두고 또 다른 환경부 산하 공기관 관계자가 한 말이다. 같은 공기관 입장에서 보더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11일 환경산업본부장으로 환경부 고위공무원 출신 인사를 발령했다. 공모를 거쳐 적합한 인물을 앉혔다고는 했지만, 이번 인사로 환경산업기술원 등기임원 세 명이 모두 외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김용주 원장은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출신이고, 김정주 환경기술본부장은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이다. 새로 온 김용진 환경산업본부장은 환경부 국장을 거쳐 광주지방기상청장을 역임했다.
내부에서 채용돼 차곡차곡 역량을 쌓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밖에서 기관이나 자리를 봐왔던 이들이다. 이번 임원 공모에 내부 직원도 응모했으나 탈락했다.
환경부 산하 공기관 중에서 한국환경공단은 임원 6명 중 2명이 내부 출신이고, 국립공원관리공단도 5명 중 1명은 내부에서 승진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임원 네 자리 모두 외부 인사가 차지했다. 환경산업기술원도 매립지관리공사에 이어 내부 출신 임원이 한 명도 없는 조직이 됐다.
임원 승진을 ‘별을 단다’고 표현한다. 임원은 해당 조직에 입사한 직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이자 희망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공공기관에 내려오는 것을 무조건 막자는 것은 아니다. 외부 인사가 공기관 수장이 되는 것을 반대해서도 아니다. 공무원도 그만큼 전문성을 갖췄을 수 있으며, 해당 업무를 하면서 쌓아놓은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때도 많다.
하지만 공공기관 임원직을 모두 외부 인사로 채운다는 것은 문제다. 설령 해당 임원 모두가 전문성을 갖췄다 해도 업무 연속성이나 직원 사기 진작 면에서 좋지 않다. 환경 관련 공기관 사례는 좀 심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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