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샘물이 나올 때까지.”
이 말은 알버트 슈바이처의 유명한 좌우명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하면 무슨 일이든 이뤄진다는 신념을 강조하는 말이다. 혹자들은 ‘죽어라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분명히 있고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건 있다’고 말한다.
박정길 장판천국(www.jangpanchunguk.co.kr) 박정길 대표는 이런 말이 무색할 만큼 한 우물만 파서 샘물을 찾은 대표 사례다.
인천 토박이인 그는 어린 시절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왔다. 워낙 가세가 기울다 보니 가족 생계를 짊어져야 한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유년시절부터 가졌다.
“어려서부터 항상 무언가를 생각했어요. 무엇을,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하나.”
군대를 전역한 후 본격적인 생업전선에 뛰어든 박 대표가 처음 하게 된 일은 바로 장판시공이었다.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장판시공을 했던 11년, 구축한 인맥을 바탕으로 박 대표는 도매업에 뛰어든다.
시공이 아닌 장판만 갖고 사업하는 건 힘들다는 주변 반대에도 불구하고 뜻을 같이했던 친구 황인화씨와 사업을 시작했다.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직접 발로 뛰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많은 사람에게 장판천국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당시 20~30대 남성을 중심으로 ‘내 집 꾸미기’가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자신의 자취방·원룸 등을 단장한 후 공개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가 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실내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었다. 전문 시공업체에 도배, 장판 등을 맡기던 기존과는 달리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시기를 꼭 잡아야 했던 박 대표는 2012년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메이크샵(www.makeshop.co.kr)’을 기반으로 쇼핑몰을 창업하게 됐다.
지금이야 어렵지 않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당시 박 대표는 컴퓨터에서 프린트물 인쇄 한 장하기도 어려워했던 컴맹이었다. 쇼핑몰 개설 직후 직접 메이크샵 직원에게 일일이 문의하고 책도 찾아보며 배워나갔다.
그 동안 배운 컴퓨터로 직접 쇼핑몰을 방문한 고객에게 장판시공을 하며 익혔던 노하우를 올려 공유하는가 하면 따로 블로그 활동도 왕성히 하고 있다.
직접 고객과 만나 상담과 교류를 하고자 ‘장판천국’이라는 간판을 건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365일 상담서비스도 진행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하는 그의 노력은 소비자 입 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현재 매월 5%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벽지천국(www.paperchunguk.co.kr)이라는 벽지전문 쇼핑몰도 운영 중에 있다.
“뭐든지 열정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어요?”
장판천국 쇼핑몰로 해외진출을 하겠다는 박 대표는 또 한 번 큰 샘물 하나를 파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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