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환율 쇼크에 속절없이 무너졌던 국내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고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증시의 조정 흐름 등 대외 악재가 상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지면서 국내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코스닥은 한때 700선을 하회하는 등 공포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하락이 악재만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된다.
환차손 우려로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내다 팔면서 공포심을 키웠지만 실제 국내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위안화는 떨어졌지만 엔화는 반대로 급등해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보다 수출 경합도가 높은 원·엔 환율이 바닥을 형성한 후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경험적인 고점 영역에 진입한 점, 원화와 위안화가 유사한 방향성을 형성한다는 것 등을 감안하면 수출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도 중국발 쇼크에 연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또다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분기 실적도 기대만큼 나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조선업을 빼면 예상치를 상회한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130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23조원으로 예상치 26조3000억원 대비 12.9% 하락했다. 하지만 조선 3사를 제외하면 27조7000억원으로 늘어 오히려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순이익 전망도 중국 쇼크가 반영되진 않았지만 하향 추세에서 상승 반전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실적 개선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반등하던 유로존 증시가 다시 조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투자심리가 안정되기까지 당분간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증시는 당분간 방향성을 찾는 탐색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 대기업들이 실적 개선 기대감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조선 업종이 매출 증가와 환차익을 얻을 종목이다.
코스닥은 조정에도 불구하고 연간 32%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바꿔 말하면 외부 변수 발생시 언제든지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으로 코스피 대비 변동성이 큰 움직임이 예상된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신흥시장 우려감 지속과 실적 하향 조정으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나면서 단기적으로 2000선과 200일선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예상되는데 1950~2035P를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코스닥은 심리적 지지선이자 120일선이 지나는 700선 내외가 주요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