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전자기록물 보존을 허용하는 공공기록물관리법 개정안 입법 작업이 속도를 낸다. 내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기록관리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일부에서 보안성 문제를 지적한다. 정부는 최근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내달 공청회를 추가로 개최하며 입법 취지를 설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은 지난 12일 공공기록물관리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행정자치부는 지난 5일 공공기관이 민간에 전자기록물 보존 업무를 맡길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의 공공기록물관리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학교 등을 제외한 850여개 ‘기타 공공기관’ 기록물을 민간시설에 보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국가기록원 측은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기록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 산업유발효과를 염두 한 개정작업”이라며 “학계와 관계기관에 세부적 개정안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전자기록물을 위한 ‘기록관’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예산·인력 부족으로 850여개 기타공공기관 기록관 도입 비율은 16%에 불과하다. 전문요원 배치 기관비율도 25% 수준이다. 기록관리 측면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10년 이하 공공기록물 관리 주체는 기관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관 장소만 신뢰할만한 저장시설을 갖춘 민간에 위탁·보관토록 허용할 방침이다. 김종철 국가기록원 연구관은 “민간시설에 저장하지만 자료 폐기와 열람 등 결정권을 공공기관에 있어 기록물 저장업무를 완전 민영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며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하위법령으로 위탁·보관할 수 없도록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요구를 정부가 수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공인전자문서센터를 운영 중인 대기업은 SW산업진흥법상 대기업참여제한 적용으로 오히려 참여가 어렵다고 기록원 측은 설명했다. 기록원은 내달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고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하반기께 민간시절 저장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계는 환영하고 나섰다.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는 개정안이 비중요 업무 아웃소싱으로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절감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또 10년 이하 공공기록물 민간 위탁으로 ‘기록물관리 전문가’의 역할과 필요성이 민간영역에 알려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민간 보관소에 기록물을 보관하면 보안누설 등 그 책임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을 서둘러 민간에 맡긴다는 시각도 있다.
국가기록원은 내달 초 공공기관과 산업계, 학계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다시 열고 제도도입 취지를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