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산과학관은 국립중앙과학관이나 과천과학관과는 설립 목적이 다릅니다. 동남권 주력산업을 소재로 어린이와 학생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에게 체험형 과학교육을 펼쳐가야 합니다. 지역 과학문화와 역량을 확산하는 것이 핵심 기능입니다.”
이영활 초대 국립부산과학관장 겸 이사장(56)은 ‘지역 거점 과학관’으로서 국립부산과학관 설립 이유를 설명하며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했다.
이 관장은 “부산이 우리나라 제2 도시지만, 과학기술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과거 부산시 공무원을 지내며 경제와 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면서 늘 아쉬워했던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산업과 연계해 부산 과학문화 특성과 정체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전시할 것입니다. 부산 과학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나가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이 관장은 지난해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정년을 5년이나 남겨둔 상태였지만 자리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퇴임 당시 그는 시 산하 공기관장 자리는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역 과학계는 부산시 재직 시절 그가 보여 준 지역 발전에 대한 열정과 청렴성을 높이 평가해 초대 국립부산과학관장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다.
‘동남권 국립과학관 유치 100만명 서명운동’ 지원을 비롯해 과학관 유치 확정과 입지 선정 등 설립 과정에서 보여 준 이 관장 리더십과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이 관장은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 산하기관이 아닌 국립 기관이라는 점, 특히 법인 과학관으로 자율운영해 지역 과학문화 발전에 봉사할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국립부산과학관을 수준 높은 전시 콘텐츠로 채워 과학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체험 과학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과학 교육’과 ‘과학 대중화’라는 2대 목적을 구현하는 ‘지역 밀착형 테마 과학파크’가 궁극적 지향점이다.
취임 후 이 관장은 회의실 등 과학관 내부 업무 및 사무공간을 최소화했다. 대신 이를 관람객을 위한 과학 교육 공간으로 바꿨다. 기존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아 온 130여 과학해설사를 과학관 지원 인력으로 확보해 개관 초부터 수준 높은 운영을 보여줄 계획이다.
오는 11월 개관 예정인 국립부산과학관은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상설 전시관과 진입로 등 기반 시설 공사는 대부분 완료됐다.
과학관 설립 과정에서 잠시 불거진 관장과 이사장 겸직 논란에 대해서는 “중장기 과학관 발전을 위해서는 의사 결정기구와 집행 기구 분리는 필요하다. 다만 지금은 신속한 의사 결정과 집행이 필요한 설립 초기라는 점에서 관장과 이사장 겸직 규정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과학관이라는 시설은 에듀테인먼트처럼 재미 있고 배울 점 또한 많아야 활성화된다”며 “누구나 찾고 싶은, 부산을 넘어 동남권을 대표하는 테마 과학파크·과학공원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