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낀 전기를 사고파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에너지 신산업 핵심으로 육성한다. 하반기에 시장참여 사업자를 추가 선정하고, 시장규모를 확대해 2017년까지 200여명 추가 고용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올해 하반기 중 ‘수요자원 거래시장 중장기 육성 방안’을 수립해 사업자 참여와 시장 확대를 위한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성 방안에는 참여고객 대상 다양화, 사업자 역량 강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수요관리 기술개발 등을 담을 예정이다. 현재 공장, 리조트, 대형 빌딩 위주로 형성돼 있는 고객군을 상가, 아파트, 학교 등으로 확대한다. 이미 10여개 사업자가 연말 추가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현재 15개 사업자에 더해 시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 문턱도 확 낮춘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에너지 신산업을 활용한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육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분산형 전원과 신재생에너지,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융합한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시장 규모와 보상수준 관련 정보를 공개해 고객과 사업자의 시장 예측가능성을 높인다. 사업자는 시장 운영 규모와 보상수준 예측으로 중장기적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해지고 참여 고객은 시장 참여에 따른 경제적 손익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자는 늘리고 장벽은 낮춰 다양한 수요자원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중장기 육성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에너지 신산업 핵심으로 찍은 것은 기대 성과와 가능성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열린 것은 지난해 11월 말. 아직 만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통해 그동안 총 6만9618㎿h 전력을 절감했다. 세종시 인구가 약 4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양으로 LNG발전소 5기를 대체한 효과다. 전력공급 증대에서 수요관리로 전환한 현 정부 에너지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시장도 빠르게 커져 시장 개설 당시 11개였던 사업자는 15개로 늘었다. 170여명이 수요관리 운영, 에너지컨설팅 고객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1월 사업자 추가 선정으로 최대 25개 사업자 시장 참여를 예상하는 한편, 2017년까지 200여명 추가 고용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에너지 산업 부양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아낀 전기를 되팔 수 있는 시장이 열리면서 에너지 컨설팅과 고효율기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주요 산업체와 대학, 놀이공원 등에선 ESS를 이용해 수요자원 시장에 참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시도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융합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도 크다. 마이크로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대부분 에너지 신산업이 기존 계통 전력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아낀 전기를 거래하는 수요자원 시장이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세계 수요자원 시장 규모가 2013년 기준 1조7000억원에서 2023년 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에선 우리나라가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개설한 첫 국가다. 중국 등으로 전파모델이 될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