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양성, 대학 `캡스톤설계`를 활용하자

[소재부품칼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양성, 대학 `캡스톤설계`를 활용하자

필자는 기업에서 엔지니어로서 기술을 개발하는 관리자, 경영자로서 참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 기업에서 필요한 능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무자로 일할 때는 기술적인 지식만이 중요한 줄 알았다.

그런데 과제의 리더나 책임자가 되면서는 개인 창의성, 추진력, 소통 능력, 성실성 그리고 타인과의 협력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사실상 기업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성과를 내는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보다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맞을 것이다. 즉 실천적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에 근무할 당시 대학 교육에 불만이 많았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곧바로 실제 산업계에 활용이 되지 않는다. 대학은 교실에서 지식만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은 대학졸업자를 받아서 기업 내에서 실무 교육이라는 재교육 과정을 만들었다. 기업은 별도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지난해 3월에 기업에서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교과목이 있다. 바로 캡스톤 설계(혹은 종합설계프로젝트)다. 사실 깜짝 놀랐다. 이러한 수업이 대학에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캡스톤은 돌기둥이나 담 위 등 건축물의 정점에 놓인 장식, 최고의 업적, 성취를 뜻한다. 캡스톤 설계는 학생의 전공 이해도와 창의력, 실무능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은 인력을 채용할 때 지원자가 기업에 빨리 적응해서 성과를 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학교 성적보다는 면접 비중을 높여서 융통성, 위기대처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시험해 보지만 검증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학생은 교수의 지도를 받아 많은 지식을 얻으며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교실에서 평가받는다. 그러다 보니 강의를 열심히 받아 적어서 그대로 답안지에 옮기는 것이 실력인 셈이다.

학교 생활은 혼자 잘하면 A학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개인이 현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잘 모르면 찾아보면 되고 잘하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도움을 청하면 된다.

회사에서는 그 지식이 팀워크를 거쳐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과제 리더를 중심으로 팀원간 소통 능력, 협조성, 추진력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대학에서 두 번의 캡스톤 설계 과목을 맡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과제기획에서 수행 그리고 완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기업에서의 프로젝트 단계와 유사하게 진행했다.

캡스톤 과제는 전체 시스템을 종합해서 설계하고 제작해서 제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선행해서 저학년 시기에 이론 교육은 물론이고 작은 규모의 부분적인 모듈을 설계해봐야 한다.

과제 제안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기업 전문가를 프로젝트 멘토로 위촉하고 과제는 기업의 2~3년 차기 과제를 정하는 것이 좋다. 기업의 참여가 어렵다면 교수들이 직접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함께 참여해야 한다. 결과물은 기업에서 활용 가능하고 학생 창업 시 중요한 아이템으로 활용 가능하다.

특허 교육을 실시하고 특허를 반드시 개인별로 한 건 씩 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과물을 어떻게 잘 설명하고, 남을 설득할 것인지도 알아야 한다. 발표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물의 상품화와 마케팅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

기업에서 원하는 교육은 쉽다. 학생을 실무형으로 키우자. 캡스톤 설계 과목의 질적 향상이 정답이다. 캡스톤 설계 과목을 많은 교수들이 관심을 갖기 바란다. 대학과 기업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기업지원거점센터장(정보통신대학 교수) yskimasi@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