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재서 리튬 뽑는 기술 개발…韓電 “함유량 90% 추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회(재)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리튬은 이차전지를 만드는 주원료로 쓰인다.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전자·항공 등 첨단산업 분야 원료·소재 수급 여건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석탄회에서 추출한 탄산리튬 확대 사진.
석탄회에서 추출한 탄산리튬 확대 사진.

한국전력은 석탄회로부터 고부가 희소금속인 리튬을 90% 이상 추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술로 국내 특허와 국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석탄회는 화력발전소가 전력생산을 위해 석탄을 연소한 뒤 배출하는 재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회 약 85%는 시멘트 모르타르 또는 콘크리트 혼화제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매립장에 매립되고 있다.

한전이 확보한 리튬 추출기술은 석탄회에 함유된 리튬 약 90% 이상을 추출할 수 있다. 추출 효율이 높아 세계적으로 원전보다 많은 수가 분포돼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실용기술인 셈이다. 석탄회에는 리튬 이외에도 영구자석 핵심 연료인 이트륨, 네오디뮴 등 희토류 금속도 농축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5700만톤 석탄회가 발전소 인근 매립장에 매립돼 있으며, 매년 790만톤 정도가 발생한다. 석탄회 790만톤에는 약 1만8000톤가량 희토류가 포함돼 있다.

석탄회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노력은 과거부터 있어 왔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방법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추출률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한전이 개발한 기술은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추출 방식으로 석탄회 1㎏당 50~280㎎ 정도가 포함된 리튬을 90% 이상 추출할 수 있다.

앞으로 한전은 추출기술을 바탕으로 제품화를 위해 고형화 작업을 거친 탄산리튬 생산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리튬추출 용액을 고형화하는 단계까지는 성공했지만 순도 80% 수준으로 상용화하기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탄산리튬은 95% 이상 순도를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다른 희토류도 석탄회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리튬은 휴대폰이나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 반도체·항공기 소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물질이지만 지역적으로 편중이 심한 자원 중 하나로 우리나라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전은 리튬 추출이 상용화 단계까지 개발되면 첨단산업 분야 기여를 통해 국가 경제적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종전 기술에 비해 리튬 추출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이번 기술의 가장 돋보이는 진전”이라며 “고순도 탄산리튬 상용화에도 성공해 기술 수출과 함께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