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세탁기가 가장 조용한 세탁기다.”
지난 21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시 LG전자 창원2공장 A1동에서 전시문 세탁기사업부장 전무가 한 말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출고가를 자랑하는 트롬 트윈워시 가격은 드럼 세탁 용량에 따라 230만~280만원대로 구분된다. 하단 트롬 미니워시 별도 판매가는 70만~80만원이다.
‘세탁기 ‘혁신’으로 불릴 만큼 분리세탁 기술이 담긴 트롬 트윈워시는 15초당 1대꼴로 쉴새 없이 생산되고 있다.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 제조라인은 구분돼 있다. 우선 A1동 2층에 들어서면 총길이 약 140m 대규모 세탁기 제조라인이 보인다. 이곳 여러 제조라인 3분의 1이 최근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바로 처음 보이는 것은 드럼 세탁기 겉 상판이다. 상판이 평면으로 펼쳐져 있는데, 장비를 거치면 1초도 안돼 ‘ㄷ’자 모양으로 한번에 접힌다. 작업자는 내부 조립을 완성한 후 품질검사를 진행한다. 완성된 세탁기에 전기를 공급하고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운 후 헹굼, 탈수, 스팀 분사 등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세탁기 소음, 진동도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점검한다.
작업장은 쉴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트윈워시가 세탁기 한대 공간만 차지해 공간효율성이 좋아 소비자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아기 옷’이나 ‘색감’ 빨래를 구분해서 빨래를 해야 하는 소비층 요구가 늘고 있었지만 그러려면 소형 세탁기를 또 한대 사거나 커다란 세탁기를 두번 돌려야 했다. 트윈워시는 이 같은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높은 가격에도 트롬 트윈워시 생산이 늘었다. 세탁기는 한번 선택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가 가장 편하고 좋은 제품으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세탁기 성수기인 가을 시즌이 아님에도 전체 드럼세탁기 생산량은 트윈워시 출시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트롬 트윈워시가 세탁기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17㎏ 이상 대용량 세탁기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트윈워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전 전무는 “하이얼이 우리와 비슷한 드럼을 두 개 올린 세탁기를 지난 5월 상하이서 선보였는데, 그건 진동시스템 설계가 안돼 동시 세탁은 가능하지만 동시 탈수가 안 된다”며 “LG전자 세탁기는 해외 특허가 약 400개나 돼 특허망이 구축돼 있어 타사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세상에 없는 제품을 출시하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세탁기가 워낙 고장이 안 나고 튼튼해 새로운 제품이 나오지 않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을 정도”라며 “보증기간이 10년이나 되고 세상에서 가장 탄탄한 세탁기 만들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세탁기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소비자 조사 결과,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에서도 분리 세탁에 대한 욕구가 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트롬 트윈워시를 내놓는다.
창원=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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