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25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정부는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비전으로 힘차게 출발했지만 지난 30개월 동안 국정운영 평가는 엇갈린다. 창조경제 구현 노력과 과감한 규제 철폐, 공공부문 개혁은 성과로 평가된다. 반면에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대형 안전사고 등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근혜정부는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 취임 초기, 의미가 모호하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2013년 온라인 기반 아이디어 사업화 플랫폼 ‘창조경제타운’을 선보이고, 지난해부터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하며 온·오프라인 창조경제 플랫폼을 갖췄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 창조경제 구현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치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창조경제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 지원 강화와 ‘군살 빼기’ 작업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정부 R&D 예산은 2013년 16조9000억원, 2014년 17조8000억원, 2015년 18조9000억원으로 지속 늘었다. 세부 내용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지만 비효율을 없애기 위한 ‘R&D 혁신안’도 주목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세 차례 규제개혁 장관회의, 아홉 차례 투자 활성화 대책 마련으로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규제를 발굴·철폐했다. 2014년까지 총 3000여건 규제개혁 과제를 완료해 경기 부양에 기여했다. 정부는 또 대대적인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으로 부채를 줄이고 방만 경영을 없앴다.
이런 노력에도 대내외 악재로 우리 경제는 침체가 계속됐다. 정부는 올해 작년보다 20조2000억원 많은 376조원의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50%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됐고, 수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3.1%까지 낮아졌고, 다른 주요 기관은 대부분 2%대를 예상했다. 10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안전사고·재난·재해에 미흡한 대처도 지적 대상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기승을 부렸지만 정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총 3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는 경기 침체를 가속화해 국민 삶을 한층 어렵게 만들었다.
앞으로 박근혜정부 평가는 노동·공공·교육·금융 4대 부문 개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노동개혁 성패에 이목이 집중됐다. 경기를 부양해 저성장 늪에서 탈출하고 가계부채를 줄이는 일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가시적인 문화융성 성과 도출과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국민 요구도 크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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