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지속 성장 과제

[기고]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지속 성장 과제

오랫동안 TV는 브라운관이었다. 1980년대에 흑백 브라운관 TV가 컬러 브라운관 TV로 바뀌었고 보다 얇고 크고 가벼운 평판 표시 장치로 변화했다. 이제는 벽에 걸 수 있는 얇고 가벼운 벽걸이 TV 시대가 됐다. TV 변화 과정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은 세계 최강으로 성장했다.

올해로 15번째를 맞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인 IMID가 지난 8월에 개최됐다. OLED TV, 투명 디스플레이, 미러디스플레이 등도 함께 전시됐다. 올해 IMID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1회 대회 230편 논문발표에서 출발해 이번 학회에서는 600편에 육박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은 IMID 학술대회 성장뿐 아니라 관련 소재부품 장비 산업 성장도 견인했다.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많은 산업들이 성장해 산업 생태계를 이루도록 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발전돼 나가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거대한 제조 및 판매처인 중국의 성장과 함께 제조 축도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생태계가 변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태계 쇠락을 방지하고 새롭게 발전하며 변해가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제2의 반도체 산업을 역설하며 거대 투자와 함께 성장해 왔다. 초기에는 낮은 수율로 인해 디스플레이 미래가 밝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낮은 수율 문제는 극복했고, 대면적 유리 기판에서 양산기술의 꽃으로 디스플레이는 피어났다.

유리 기판이 생산 공정에 투입되고, 트랜지스터 공정을 거쳐 빛을 조절하는 액정이나 발광재료 공정을 진행한 후, 두 유리 기판을 잘 붙이고 조립·구동하는 마지막 공정까지, 모든 공정이 완벽하게 관리될 때 수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한 공정이라도 문제가 생기고 제품 화질이나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발생하면 수율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원가 절감이나 이익 증가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은 각 공정이 한 공정이라도 빠짐없이 모두 완벽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의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우수한 자질의 인력도 절실하다. 또 우수한 인력이 있어도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연구소나 공장, 그리고 여기에 사용되는 장비나 부품 소재가 없다면 좋은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가 없다. 연구와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도 그동안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했다.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하나하나가 빠짐없이 다 잘 관리돼야 제품 수율이 좋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업이 성장하는 여러 요인도 잘 꿴 구슬처럼 빠짐없이 제 역할을 해야 성공적인 산업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가 윤택하게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을 이끌고 제품을 창조하는 원동력인 인력 양성이나 지속적인 투자·발전을 촉진하는 종합적인 지원정책, 각 생태계 구성원 간 상호 발전 등이 이뤄져야 한다. 한 가지 선택적 발달이나 한 기업만 우뚝 솟아서는 생태계 전체가 윤택하게 지속성장하기 어렵다. 실제 제품과 산업, 기술을 이끌어내는 자질 있는 인력 양성이 있어야 하고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기업이 튼튼하게 뿌리 내리고 성장·발전해야 한다. 이들을 잘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도 필수다.

특히 인적 자원 양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단순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닌 기술과 창조적 사고가 효율적으로 습득이 되는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 건강한 인격의 우수한 인적 자원 배출로, 윤택하게 발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교육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

제품은 여러 많은 소재와 부품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이들 소재 부품의 공정 가공 기술들과 장비 기술 등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이러한 생태계는 서로가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성장 발전해 나간다.

단기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가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깊은 토대를 가지는, 인간과 산업 기술이 조화롭게 발전하며 구성원 모두가 상호 발전하는 묵직한 생태계를 이루기 위한 각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배병성 호서대학교 광전자디스플레이 교수 bsbae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