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레이크’ ‘DDR4’ ‘윈도10’이 하반기 PC 시장을 이끄는 3대 키워드로 부상했다. 내달부터 DDR4 D램과 인텔의 새로운 6세대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한 PC가 시장에 등장한다. 이미 선보인 윈도10과 맞물리면 상당히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메모리, 프로세서, 운용체계(OS)가 모두 바뀌는 큰 변화가 침체한 PC 시장을 일으킬 분기점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인텔이 내달 6세대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를 공식 출시함에 따라 인텔은 물론이고 메모리와 PC 업계 모두 하반기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스카이레이크가 PC에서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첫 프로세서인 만큼 침체한 PC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OS 윈도10도 출시돼 사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PC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D램이 PC 시장에 먼저 채택돼 안정성을 입증한 뒤 서버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산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DDR4는 이례적으로 서버에 먼저 채택된 뒤 PC 시장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해 고성능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DDR4가 필요해진 것이 주효하지만 PC 시장 성장이 정체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DDR4를 지원하는 스카이레이크가 당초 예상보다 발매가 지연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PC에 첫 채택될 DDR4 D램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존 DDR3보다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갑절 빠르고 전력 소비는 30%가량 적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에서 지원하는 새로운 음성인식 서비스, PC 신제품 대부분이 지원할 4K 디스플레이 해상도 등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다.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가 4K 영상을 TV 등 다른 디스플레이로 전송하는 등 다양한 미디어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데 DDR4가 이를 뒷받침한다.
스카이레이크와 DDR4 D램을 장착하고 하반기 등장할 노트북은 키보드와 본체가 분리돼 노트북과 태블릿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2in1) 제품도 다양하게 등장할 전망이다. 스카이레이크가 기존 노트북 외에 투인원 모델에 특화한 별도 프로세서 시리즈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노트북용으로 제공해 새롭게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인텔은 스카이레이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용으로 적용한 새로운 프로세서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D램, 프로세서, 운용체계까지 모두 바뀐 새로운 PC가 얼마나 파급력이 있을지 시장 관심이 크다. 지난 상반기 노트북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 D램 가격이 떨어지는 등 부정적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인텔 역시 PC 프로세서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스카이레이크에 거는 기대치가 높다.
D램 제조사는 연말에 노트북 수요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IDC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101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13.3% 감소했다. 세계 PC 시장도 국내와 비슷한 수준인 12.8% 감소했다.
권상준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윈도10과 성능이 향상된 저전력 프로세서는 다양한 형태 모바일 디바이스를 등장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표. 2015년 2분기 국내 PC 출하량 (단위:천대)>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