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관리 쉬운 ‘인공습지’ 기술 개발...에너지절감 효과도 커

구조물로 쉽게 건물 옥상을 인공습지로 만드는 기술이 등장했다. 인공습지를 설치하면 옥상녹화보다 더 뛰어난 복사열 차단 효과를 볼 수 있어 건물 에너지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설치된 인공습지.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설치된 인공습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조립형 구조물(모듈)을 이용해 건물 옥상에 쉽게 인공습지를 만들어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인공습지 가장자리인 수변 부분을 조립형 구조물로 만들고 여기에 미리 재배한 습지식물을 심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물을 통과시키는 성질을 가진 섬유소재 등으로 만든 상자 모양 구조물(식생플랜터)에 인공토양을 채워 습지 가장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 습지식물을 심는다.

습지 수면에는 인공식물섬·부유매트 등을, 가장자리에는 식재구조물·토양유실 방지구조물 등을 설치해 공사 기간이 짧고 조성비용도 적게 든다.

옥상녹화 보다 복사열 차단 능력이 높은 인공습지를 설치하면 더 많은 에너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옥상녹화를 시행할 경우 실내온도를 여름철에는 4도 정도 내려주고, 겨울철에는 1도 정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냉·난방 에너지를 연간 약 17%까지 절감할 수 있고, 옥상녹화 100㎡당 연간 3000㎾h의 전력이 절감된다.

김철민 한국도시녹화 사장은 “인공습지는 옥상녹화보다 더 큰 복사열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인공습지를 설치하면 옥상녹화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이 기술을 적용해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15종의 습지식물을 심어 관리 중이다. 수질은 생활환경기준 등급상 ‘좋음’에서 ‘매우 좋음’ 상태를 유지했고 아시아실잠자리, 소금쟁이 등 14종의 곤충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올해 하반기 포항, 청주 등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 학교습지 조성, 옥상 녹화 사업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도시형 인공습지 조성 기술이 녹지가 부족한 도심 지역에 더 많은 습지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