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국무원은 문화산업 정책을 발표했다. △문화창작과 디자인 서비스 관련 산업 융합발전에 관한 약간의 의견 △대외문화무역 발전 가속화에 관한 의견 △문화금융협력 추진 심화에 관한 의견 세 가지다. 의견에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와 시범지구를 통한 문화산업 개방, 자국 문화산업 정책 금융지원, 저작권 보호 노력, 해외 진출 시도 등이 담겼다.
중국이 문화산업 3.0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중국은 2008년까지 10년간 어떤 문화에 방점을 찍을지 모색했다. 2.0시대는 2008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문화입국시대로 부르며 산업발전 토대를 만들고 분위기를 형성했던 시기로 분류된다.
3.0시대는 금융지원과 산업융합, 수출 지원으로 문화를 대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난 곳은 영화다. 지난해 인수합병(M&A)이 활발했던 것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2월까지 영상업체 M&A 사례는 159회, 투입 자금은 1000억위안(18조원)에 이른다. 지난 2013년 96회 500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IT그룹 창엉, 우유업체 황스, 자동차업체 숭랴오, IT업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M&A에 참여했다. IT업체와 영화 업체 간 협력 강화도 이 일환이다. 문화산업에 IT를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 당국 정책이 산업 전반에 큰 영향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책적 장려는 역으로 정부가 문화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자국 산업과 문화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실제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문예공작좌담회에서 “문예는 시장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콘텐츠 장에서 방향성과 선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광전총국은 온라인 동영상 규제를 실시했고 지난 4월부터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는 해외 영화와 TV드라마 구매량을 3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방송물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규제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 밖에 중국 영화와 방송 등에서 여전히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영화 스크린쿼터는 물론이고 상영시기를 조절해 자국 영화와 방송 등 영상물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중국 규제를 피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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