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시장 개설 1년…거래형성 50%대 천천히 진화하는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삼성SDS와 미래에셋생명의 공통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한때 K-OTC시장을 이끄는 주도주 역할을 해오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각각 거래소에 상장했다.

장외주식을 거래하는 K-OTC 시장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출범 당시 104개사(112개 종목)로 출발해 현재는 총 132개사(137개 종목)가 거래되고 있다.

K-OTC 시장은 우리나라 모든 비상장기업의 주식 유통을 위해 지난해 8월 25일에 출범한 대표 장외주식시장이다.

개설 초기 시가총액은 28조원으로 지난해 11월 42조원까지 늘었다가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등이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13조원 수준으로 출범 때보다 반으로 줄었다. 지난 1년간 평균 거래대금은 15억3000만원이다.

삼성SDS 등의 거래소 이전으로 K-OTC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시장의 비관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 성장성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의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도 12억원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서 기능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올 들어 삼보컴퓨터 등 28개사가 시장에 새로 진입했고 갤럭시게이트 등 13개사는 지정이 해제됐다. 해제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최근사업년도 사업보고서 미제출이다. 기업들이 아직 K-OTC라는 틀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월 거래량이 100만주를 넘는 기업이 드물고 월 거래대금도 50억원 이하가 대부분이다. 이는 거래형성률이 일평균 54% 수준이고 매매체결률은 25%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나마 월 거래량이 많은 기업은 500원 이하의 초저가주다.

개별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사로 채워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가운데 대기업 계열이 8개사다.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은 포스코건설과 삼성메디슨, 현대로지스틱 3곳이다.

K-OTC 시장을 운용하는 금융투자협회는 기존 장외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던 허수호가 및 결제불이행 등의 문제가 시장 개설로 상당부분 개선된 것을 중요 실적으로 꼽았다.

하지만 매출규제 등으로 거래종목이 제한돼 대부분의 장외주식이 거래되지 못하는 점은 장외주식시장 투자자보호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했다.

소액주주가 수천명이 넘는 기업이라도 모집·매출 실적이 없으면 K-OTC 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다. 금융투자협회는 매출규제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 관련 규정을 개정, 모집·매출 실적이 없는 기업도 기업이 동의하면 K-OTC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K-OTC시장 현황(7월 말 기준) (단위 : 천주, 백만원)

주: 회사수 및 종목수는 매매개시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K-OTC시장 현황(7월 말 기준) (단위 : 천주, 백만원) / 주: 회사수 및 종목수는 매매개시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K-OTC시장 현황(7월 말 기준) (단위 : 천주, 백만원) / 주: 회사수 및 종목수는 매매개시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K-OTC시장 개설 1년…거래형성 50%대 천천히 진화하는 중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