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으로 올 들어 세차례나 내렸던 가스 요금이 다시 오를 전망이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26일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가 때문에 제때 인상을 반영하지 못해 발생한 미수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인상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달고서다.
이 사장은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대해 정부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LNG 구입비가 늘었을 땐 가격을 못 올리고, 반대 경우에는 가격은 내려 부채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맞추기라도 한 듯 문재도 산업부 차관은 가스요금 인상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차관은 “가스공사는 2008년 누적손실에 의해 발생한 미수금 3조4000억원을 그대로 안고있다”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고 인상 수준은 국민경제를 고려해 한자릿 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가스공사에 정부 인상 검토 입장이 전달된 것은 아니지만, 담당 공기업과 부처가 같은 생각을 내비치며 하반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가스 가격 현실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스공사는 연료비연동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바로 적자가 나는 구조인 만큼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 만큼 인상을 원하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선 가격 인상 카드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가스공사는 지난해 38조 매출을 했지만 그중 35조가 LNG 수입 대금이었다”며 “연료비가 상승하면 꼼짝 못하는 상황에서 판매가격까지 올리지 못하면 적자 누적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