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 주류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태세다.
중국이 대규모 자금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내 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중국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2~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데 공감한다.
중국은 정부 지원과 내수에 바탕을 두고 LCD 분야에서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기술 격차가 1~2년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BOE는 세계 최초로 10.5세대 LCD 생산공장 건설에 나선다. BOE는 10.5세대 공장 설립으로 65인치, 76인치 초고화질 LCD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유리 기판 크기 대비 면취효율이 각각 96%, 95%일 정도로 생산성도 매우 높다. 업체는 10.5세대에 이어 8.5세대 LCD 공장도 추가로 짓는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내년이 되면 중국 LCD 업체가 8세대 제품 생산능력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8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한국의 1.2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까지는 중국 8세대 LCD 생산능력은 우리나라 86% 수준이다.
신규 투자 확대에 따라 장비 시장도 중국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IHS 자료에 따르면 내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2%까지 높아진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중국 시장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업체 생산 확대는 LCD 패널 가격 하락세로 이어졌다. 특히 TV용으로 가장 많이 판매하는 32인치 패널 가격은 이달 70달러 선을 깰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만 하더라도 95달러에 이르던 제품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42인치 TV패널까지 최근 처음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LCD 패널 공급과잉으로 중국이 가격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를 추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직은 초기 생산 단계라 기술 격차가 크지만 결국 LCD와 같이 시간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 분석이다. 에버디스플레이, BOE, 비전옥스, 티안마, CSOT 등이 OLED 양산에 발을 담갔다. 많은 중국 업체가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 기반 박막트랜지스터(TFT) LCD를 생산하고 있다. LPTS 공정을 거친 TFT는 OLED 기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D 사업에서 중국 추격을 따돌리기 힘들어진 상황이고 OLED 시장은 아직까진 우리나라가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의 ‘묻지마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와 OLED 기술 격차 역시 점진적으로 좁혀져 향후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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