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특별기획]<6>중국 위협 뛰어넘을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산업에서 중국 공세를 넘어설 수 있는 분야는 아직 우리가 기술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고부가가치 유화 제품과 주택·건물용 태양광 제품 등이 꼽힌다.

유화시장은 가격경쟁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범용제품보다는 기술집약도가 높은 특화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화제품 중 돋보이는 예는 SK종합화학 넥슬렌이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이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이다. 넥슬렌은 고가 필름, 자동차, 신발 내장재 등에 사용되며 일반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이 뛰어나 세계시장 규모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다우케미컬, 엑슨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가 세계 시장 60%를 점유해왔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등이 생산하는 친환경타이어 원료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한화케미칼 EVA 등이 대표 특화제품이다.

태양광산업 부문에선 ‘규모의 경제’로 경쟁하기보다 틈새시장 공략과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현재 대규모 발전소 중심으로 태양광시장이 형성됐지만 앞으로는 가정·주택·건물용 B2C 시장으로 서서히 바뀔 전망에 따라 각 제품 품질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효율·기술·디자인 등을 차별화한 고성능 제품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양화로써 이제 가전 하나로 자리매김할 태양광제품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기업보다 품질 좋은 애프터서비스(AS)와 유지보수 전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선점한 대형 발전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앞으로 커질 전망인 주택·상업용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3~5년 정도 세제와 내수시장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으로 우리나라 태양광산업 장기 레이스를 위한 초석다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발전소 설치·보수·운영을 포함한 시스템레벨의 세계 최고 경쟁력을 이미 확보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한 융·복합발전시스템과 스마트 부하관리, 네트워크 기술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단위 에너지소비 밀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원을 적용해 실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중국과 레이스는 단시일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청년 고용확보와 기술력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선택적 고용창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