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JX에너지와 위기 극복 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과 일본 에너지 기업 JX에너지가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 JX에너지 경영진은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석유시장 변화에 따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김준 SK에너지 사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등이 참석했으며 기무라 야스시 JX홀딩스 회장, 스기모리 츠토무 JX에너지 사장이 자리했다. 경영진은 최근 글로벌 석유시장 동향과 관련한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각사 대응 전략도 공유했다.

또 한국 내 파라자일렌(PX) 및 윤활기유 합작사업 성과를 점검했다. 양사는 SK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울산아로마틱스(UAC)와 유베이스매뉴팩처링아시아(YMAC) 2개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윤활기유 공장, 지난해 PX공장을 차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PX 합작사업은 JX에너지의 한국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4600억원)다.

양사는 이날 셰일 혁명에 따른 유가 불안정성 증대, 중동〃중국 등의 설비 신〃증설과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동북아 정유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철길 사장은 “상반기 실적이 양호했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구조적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안정과 성장을 위해 서로 고민을 나누며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기무라 JX 회장은 “양사가 머리를 맞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정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친분이 깊은 기무라 회장에게 “최태원 회장이 다른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못왔는 데 조만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며 안부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JX에너지는 합작사업 외에도 2004년부터 매년 경영진 간 공동 세미나 등을 함께 하며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왔다. 최태원 회장과 기무라 회장도 이 모임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져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에는 JX에너지가 정유공장 가동 중단으로 약 2억달러 규모 원유를 처리하지 못하자 SK이노베이션이 이를 전량 구입하고 각종 석유제품을 공급해 주기도 했다.

양사는 지난해 과장급 구성원들이 SK이노베이션 본사에서 정유업계 위기극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여는 등 실무진 교류도 시작했다. 올해도 하반기 일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과장급 교류회를 열 예정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