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과학향기]토마토, 미국서는 채소?

[KISTI 과학향기]토마토, 미국서는 채소?

건강을 위한 가장 매력적인 작물 중에 하나는 바로 토마토다. 토마토는 무더운 여름이 제철이다.

토마토는 원래 남미 페루의 안데스산맥에서 태어났다고 추정된다. 16세기 초 남미에서 유럽으로 건너갔고 처음에는 독초 취급을 받았다.

건조하고 햇빛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재배되면서 진가가 알려졌다. 그 후 북유럽 전체로 전파됐다.

토마토는 점차 유럽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식품으로 발전했다. 고향을 떠난지 거의 300년 만에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중국음식으로 알려진 케첩과 결합해 토마토케첩으로 재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용보다 관상용으로 심었다고 한다. 토마토라는 이름은 모두가 알지만 국어사전에는 ‘일년감’으로 등재돼 있다.

토마토 성분으로는 각종 유기산, 아미노산, 루틴, 단백질, 당질, 회분, 칼슘, 칼륨, 철, 인,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 식이섬유 등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비타민C는 토마토 한 개에 하루 섭취 권장량 절반가량이 들어 있다. 또 토마토에 함유된 비타민C는 피부에 탄력을 줘 잔주름을 예방하고 멜라닌 색소가 생기는 것을 막아 기미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 성분도 매우 중요하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베타카로틴과 같은 항(抗)산화 물질이 많은 편이다. 토마토가 예쁜 빨간색을 띠는 것은 ‘카로티노이드(carotinoid)’라는 식물영양소(phytonutrient) 성분 때문이고 이 중에서도 특히 라이코펜이 주성분이다. 잘 익은 빨간 토마토 100g에는 라이코펜이 7∼12㎎정도가 들어 있다. 토마토 한 개를 200g으로 본다면 20㎎정도를 섭취하는 셈이다.

라이코펜은 노화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켜 세포 젊음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남성 전립선암, 여성 유방암, 소화기계통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라이코펜이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기는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므로 술 마시기 전에 토마토 주스를 마시거나 토마토를 술안주로 먹는 것도 좋아 서양에서는 토마토를 해장용으로 먹기도 한다.

다이어트에도 제격인데 토마토 1개(195g) 열량은 35㎉에 불과하다.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쉽게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주로 과일로 취급했다. 어릴적 여름철에 엄마가 해주던 설탕 뿌린 달달한 토마토의 맛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외국에서는 달랐다. 미국에서는 토마토가 세금문제 때문에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법정시비가 있었고, 대법원에서는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했다.

토마토는 파란 것보다 빨간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므로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빨간 토마토에는 라이코펜이 많이 들어 있으나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다소 떨어지므로 열을 가해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열을 가하면 라이코펜이 토마토 세포벽 밖으로 빠져나와 우리 몸에 잘 흡수된다. 토마토의 라이코펜과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에 익힐 때 흡수가 잘 된다. 올리브오일이나 식용유를 곁들여 익혀 먹는 게 좋다.

파스타나 피자에 사용하는 토마토소스 만들기도 쉽다. 마늘과 쇠고기를 다져서 올리브유에 볶다가 적포도주 조금과 함께 토마토 퓨레를 넣으면 된다.

정혜경 호서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