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는 한국형 핀테크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이미 금융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된 국내 금융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 등 기존 금융 인프라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던 중국의 폭발적 핀테크 산업과 한국을 일대일 비교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핀테크는 이렇게 해서 빠르게 성장했고 한국은 더디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중국과 우리나라 금융 환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위어바오를 보면 초저금리인 한국에서는 절대 그만큼 금리혜택을 주지 못 한다”고 말했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집전화, 인터넷 보급이 많이 뒤처졌던 중국에서는 단기간에 강한 정책적 드라이브 등에 기반을 두고 모바일 금융시장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이미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활용도가 수년간 높아 ‘경로 의존성’이 심화돼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적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정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철영 현대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애널리스트는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가이드라인이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며 “아예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우후죽순 격’인 것이 많아 시장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을 제외한 ‘민민규제’에 지적도 이어졌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핀테크 서비스가 많은 사람에게 보급되고 100%에 가까운 편의성을 제공하려면 핀테크 서비스가 국내에 있는 거의 모든 금융사와 제휴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며 “몇 군데 카드사만 제휴된 서비스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기업 간 경쟁의식 등에서 비롯된 민민규제 분위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핀테크 기술이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홍은주 교수는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해외 진출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처럼 국내 기술이 수익을 내고 보다 더 발전하려면 해외 시장을 목표로 두는 것이 맞다”며 “당국에서는 국내 핀테크 기업이 해외 현지에 제대로 진출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