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는 매연·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데다 소음을 내지 않아 대표적 친환경차로 불립니다. 올해 말이면 전 세계 전기차 수가 80만대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전 세계 등록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승용차) 수에 비하면 1%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성장률은 매년 서너 배에 달합니다. 친환경 이점과 운영에 따른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아직 짧은 주행거리나 일반 승용차보다 비싼 가격 등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점차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전기차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전기차에도 종류가 있다는데 어떤 것이 있나요?
A:전기차는 순수전기자동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로 나뉩니다. 순수전기차는 화석연료(가솔린·디젤) 엔진 없이 전기에너지만을 동력원으로 사용합니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만으로 달리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를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내연기관이 필요 없고 전기모터만 장착하면 되기 때문에 차 구조도 단순합니다. 자동차 앞쪽 엔진룸이 필요 없으니 이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전기차도 많이 나왔습니다.
기존 차와 다른 점이 더 있는데 바로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기차를 처음 운전해보면 ‘부릉부릉’하는 엔진 소리가 없어서 시동이 걸렸는지, 차가 지나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을 정도입니다. 일부 전기차 제조사들은 일부러 엔진 소리가 나도록 효과음을 넣기도 합니다.
반면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합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외부전원(Plug)으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전기로 주행하다가 충전한 전기가 다 떨어지면 화석연료 엔진으로 구동합니다. PHEV는 일반적으로 40~50㎞ 거리를 전기로 주행합니다. 내연기관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탄소 제로의 대안은 아니지만 전기차의 부족한 주행거리를 극복한 차입니다.
Q:앞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는 늘어날까요?
A: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차를 구동하므로 배터리 성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한 번 충전으로 보통 130~160㎞를 달립니다. 우리나라 기업(LG화학·삼성SDI)을 중심으로 한 번 충전에 250~300㎞ 주행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를 개발 중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상용 전기차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닛산 ‘리프(Leaf)’에는 동일한 배터리 크기에 에너지 밀도를 높인 배터리를 채용했습니다. 배터리 용량(24㎾h)은 이전 모델과 같지만 밀도가 높은 배터리 셀을 사용했습니다. 배터리 팩 등 간소화로 차량 무게는 80㎏가량 줄이면서 주행거리가 20~30% 늘었습니다. 이렇듯 전기차 업계는 최적화 설계 기술로 경량화와 구동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히트펌프 식 실내 히터를 도입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거나 구동 중 배터리에 전기가 충전되는 회생 제동 성능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Q:전기차가 얼마나 경제적인가요?
A:제주도에 거주하는 10년차 직장인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고 10년차가 됐으니 연봉도 꽤 높겠죠. 직장 초년병 때 구매한 자동차를 바꿀 시점이 도래했고 예산은 4000만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비가 높고 제주도 좁은 길을 편하게 달릴 수 있는 디젤 해치백 차를 후보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BMW 전기차 ‘i3’와 동급 디젤 차량 중 어떤 차를 사시겠습니까. 우리나라 다른 지역이라면 큰 고민거리는 아니지만 전기차 보조금 지원과 충전소가 가장 많은 제주도라면 고민될 것입니다. 제주에는 올해까지 약 3000대 전기차가 달리고 충전기만 3000기가 훨씬 넘습니다. 다시 고민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BMW i3 판매가격은 5750만원입니다. 제주의 전기차 보급 지원금 혜택으로 실구매 가격은 3550만원입니다. i3는 1㎞를 달리는 데 10.1원의 충전비용이 드는 반면에 디젤 모델은 78.2원의 주유비가 듭니다. 1년 동안 1만6000㎞를 운행한다고 할 때 유지비로 비교해보면 i3는 약 16만원, 디젤 모델은 125만원으로 8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2차전지 Road to the TOP’ 선우준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저자는 이차전지 사업 초창기 개발자로서 지금까지 발전해 온 이차전지 업계의 경험을 정리해 책을 완성했다. 같은 실수의 반복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전지 업계가 학습한 내용을 정리했다. 1980년대까지 국내 산업계는 기술도입이 핵심 사업 수단이었다. 1990년대부터는 기술도입에서 연구개발로 산업계 물결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 시점에 시작된 사업이 이차전지다. 이차전지 속성과 경쟁 구도, 발전사에 관한 내용과 더불어 리튬이온전지의 출현을 계기로 전지 사업에 진출한 국내 업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위치까지 왔는지를 분석했다.
◇‘희토류 자원 전쟁’ 김동환 지음. 미래의창 펴냄.
21세기 최강 ‘전략적 자원’으로 급부상한 희토류 특성과 응용 분야, 생산 현황 등 기초정보를 상세히 소개하고 희토류를 무기로 한 자원전쟁 시장을 면밀히 분석했다. 현재 희토류 생산량 96.69%를 차지한 중국이 자원민족주의 정책을 펼치며 승승장구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저자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하면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희토류를 통해 중국이 이루고자 하는 숨은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중국 자원종속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