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이 본 중국은…"경제 전환점…도시·노령화 등 환경변화가 위기이자 기회"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에서 벗어나 중속 성장기에 접어들었지만 일본 기업은 여전히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인식했다. 환경규제, 도시화, 노령화, 고도화 등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기회요인으로 분석했다. 우리 기업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일본 기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최근 중국 경제의 변화와 일본의 대응’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중국에서 일본 기업이 구사하는 생존전략이다.

일본 기업은 먼저 중국이 경제성장률 하락 대응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보화 가속, 노동시장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추진 중인 13차 5개년 개혁이 끝나는 2020년까지 연 6% 성장,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1만달러, 도시인구 7억~8억명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를 전제로 2020년 중국에 대한 일본 기업의 사업 환경 인식과 대응, 그리고 과제를 분석했다.

먼저 거대시장, 구매력 상승과 소비 고도화, 환경규제 강화, 과잉 생산설비 도태, 도시화를 긍정요인으로 꼽았다. 이를 살리기 위해 일본 기업은 중국향 상품개발, 내륙 판매 확대, 일본계 기업 이외로의 확대 판대, 중국 기업과 제휴 등의 대응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에 인건비 등 비용 상승, 중국 기업 추격, 소비 부진을 부정적으로 보고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시설 자동화, 신규 분야 참가 등을 과제로 내세웠다.

일본 기업은 중국 서비스업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48.2%(2014년 기준)로 여전히 선진국(70% 내외) 대비 낮아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산형 서비스(연구, 설계, 금융 등)와 환경 분야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인식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도 개방화를 통한 육성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서비스 분야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환경 분야 진출을 위해 일본 기업은 정부관료 대상 기술홍보, 국제기관이나 국제 연구기관을 활용한 기술 실적 확보, 판로나 사업에 참가자격을 가진 현지기업과 제휴, 시설자동화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복수 기업연합을 통한 토털솔루션 제공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최근 중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에겐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철저한 현지화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개방 중인 연구개발·설계·금융·인터넷 등 생산형 서비스 산업과 의료, 소호, 환경 분야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