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32>‘이기는 문화’로 잠 자던 매출을 깨워라

▲오늘의 고민

주방기구를 생산하는 H사 서 대표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매출 때문에 고민이다. 광고비도 늘려보고 잘나가는 세일즈맨도 영입해 왔지만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이젠 직원들이 십분 능력을 발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인데. 우리 직원들, 매출 곡선 위로 쭉쭉 끌고 올라가게 도울 방법,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베인 앤드 컴퍼니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이 쉬운(easy) 일만 찾지 않고 ‘옳은(right) 일’을 하게 하려면 이기는 문화(winning culture)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해 가는 기업은 이 ‘이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기는 문화란, 경쟁사를 이긴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긴다는 의미다. 즉, 스스로 높은 목표치를 세우고 이것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문화를 말한다.

실제 직원들에게 이기는 문화를 심어 긍정적인 긴장감을 확 퍼트린 회사가 있다. 바로 독일 생활용품 전문 기업 헨켈(Henkel)이다. 이 회사는 무려 138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매출 곡선을 그려오고 있었는데,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직원들이 매사에 그저 안주하려고만 한다는 것. 큰 위기가 없다 보니 도전적인 목표보다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만 세우기 급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헨켈 직원들을 ‘Happy Underperformer’, 즉 행복한 부진아 라고 놀릴 정도다.

이렇게 느슨한 헨켈의 운동화 끈을 동여맨 건 2008년에 새로 부임한 CEO 캐스퍼 로스테드. 그는 헨켈의 직원들이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있다는 걸 직시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기는 유전자를 심어주기 위해 한 명, 한 명의 재능을 관리(탤런트 매니지먼트)하기로 했다.

먼저 직원들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게 각자 재능을 측정해줬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 DRT(Development Round Table)란 시스템도 만들었다.

이는 여러 부서 관리자가 원탁에 모여 앉아 직원 재능을 측정하는 것인데 한 직원을 두고 다양한 시각에서 그가 가진 재능을 평가하는 것이다. 각각의 관리자가 자기 부서 직원의 성과를 요약해주면 다른 관리자가 함께 그 직원의 잠재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때에는 더 자세한 정보를 묻고 대답해 가면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의견이 모이면 헨켈만의 특별한 재능 측정표에 직원 위치를 점 찍는다. 재능 측정표에는 가로축과 세로축이 있다. 가로축은 ‘현재까지의 성과’를 기준으로 낮음, 중간, 높음, 최상으로 나뉘어 있다. 세로축은 ‘관리자들이 판단한 미래 잠재력’을 기준으로 네 가지 레벨로 분류돼 있다. 그리고는 두 축 각각의 지점을 이어서 격자 표로 만들고 직원들을 알맞은 칸에 넣는다. 이때 각각의 부서에서 그리고 넓게는 회사 전체에서 각 영역의 비율이 일정하도록 정해둔다. 그래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미묘한 차이라도 상대적으로 비교하면서 더 자세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원들 상태를 파악했다면 이기는 유전자는 어떻게 심어줬을까? 바로 재능 향상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도록 한 것. 먼저 직원과 일대일 면담으로 DRT에서 어떤 평가가 나왔는지, 다른 관리자 의견은 어땠는지를 당사자에게 여과 없이 알려준다. 그리고 트리플 투(Triple Two)라는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이 프로램은 2개 국가, 2개 사업 부문, 2개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는 전혀 색다른 업무를 경험해 보면서 재능의 영역을 넓히라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DRT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들은 트리플 투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 원래 하던 일에서 오는 권태로움을 벗어 버리기도 한다. 반대로 최고 등급을 받은 직원들은 트리플 투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이기는 유전자’를 새로운 곳에 옮겨 심는다. 즉 이기는 문화를 퍼뜨리는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기는 문화를 심은 헨켈의 성과는 어땠을까? 탄탄하게 다진 직원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2008년 6억유로였던 순수익이 5년 만인 2013년에는 16억2000만유로로 뛰어올랐다. 영업이익 역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지금 당신 회사도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헨켈처럼 직원들의 재능을 관리해 ‘이기는 문화’를 심어보면 어떨까. 직원들 안에 스스로를 뛰어넘으려는 ‘이기는 유전자’가 싹틀 때, 잠자던 매출도 깨어나게 될 것이다.

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