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기존에 주로 적용해 오던 2·4인치 사파이어 웨이퍼를 6인치 대구경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 등 LED 칩·웨이퍼 업체가 6인치 사파이어 기판을 활용할 수 있는 생산장비 도입에 나섰다. 6인치 웨이퍼에서 LED 칩을 생산하면 2·4인치 대비 제조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불과 1~2년 전만하더라도 기판 원 소재인 6인치 잉곳(코어 실린더) 가격이 2, 4인치 대비 갑절 이상 비쌌다. 하지만 기술 개선으로 수율이 크게 향상되면서 잉곳 공급가가 크게 낮아졌고, 칩 업체들의 대구경 전환에도 속도가 붙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세계 최대 LED 칩 생산업체인 대만 에피스타다. 최근 중국 LED 칩 업체들이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고 생산량을 대폭 늘리자, 6인치 장비 도입으로 시장 수성에 나섰다.
중국 업체 역시 지난해 말까지는 2·4인치 장비 도입에 주력했다. 하지만 2인치 적용으론 원가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앞으로 신규 투자하는 부분에서는 6인치 장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칩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웨이퍼 제조업체인 모노크리스탈, 루비콘에서도 6인치 수요가 일고 있다”며 “대구경 전환과 원재료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만이 치열한 LED 조명 시장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지난 수년간 LED 사업이 ‘만성 적자’ 사업으로 낙인찍히면서 신규 설비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LG이노텍이 유일하게 6인치 웨이퍼를 적용해 제품 생산을 하고 있는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 2·4인치 웨이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6인치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발주자인 대만과 중국 업체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되면서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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