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PG가격(CP)이 10년 만에 톤당 3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나라 차량용 LPG가격도 리터당 6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7년 만에 최저치를 달렸다.
사우디 아람코는 이달 국제 LPG공급가를 프로판 315달러, 부탄 345달러로 책정했다. 전월 대비 프로판은 50달러, 부탄은 55달러 각각 내렸다. CP가격은 한달 뒤 우리나라 LPG 공급사 도매가격 기준이 된다.
CP가격이 300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 가격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 LPG충전소 차량용 부탄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796.13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날 6년 만에 700원대에 진입한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충전소 차량용 부탄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2009년 7월을 마지막으로 800원대를 웃돌았다.
일부 충전소는 600원대 중반 가격으로 소비자 시선을 끄는 곳도 있는데 이달 LPG공급사 도매가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달 E1 등 LPG공급사는 차량용 부탄 요금을 리터당 17원 인하한 705.47원으로 조정했다.
LPG업계는 가뜩이나 줄어들던 차량 수요 회복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최근 휘발유·경유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지만 유류세 비중이 적은 LPG 하락폭이 더욱 크기 때문에 저유가 상황에서는 LPG 경제성이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가장 낮았던 1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4.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충전소 LPG 평균 판매가격은 11.4%나 떨어져 소비자 체감 폭이 더 컸다.
다음달 LPG공급사 도매가격이 6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LPG요금 기준이 되는 CP하락폭을 감안하면 ㎏당 60원 안팎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율과 주요 산유국 감산 결정 여부가 실제 LPG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PG공급사 한 관계자는 “9월 CP가격만 놓고 보면 다음달 인하 요인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동안 인상요인을 100% 반영하지 못한데다 환율 변동성이 커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결정한다면 국제유가처럼 급락 후 급등하는 장세가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산업용부터 가정용 까지 연료부문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의 점유율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LNG요금은 오르고 LPG 가격은 내리면서 가정·상업과 산업용 시장에서 점유율 변화를 놓고 업계 촉각이 곤두섰다.
LPG 판매가격은 SK가스와 E1이 매달 공급가를 정해 발표하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사도 이 가격을 준용해 판매한다. 산업용은 E1 기준 지난달 ㎏당 839.4원에서 822.4원으로, 가정·상업용은 832.8원에서 815.8원으로 내렸다. 반면에 도시가스(LNG)요금은 이달 서울 기준 평균 4.4% 인상됐다. 산업용과 주택용은 서울기준 각각 MJ당 16.3743원, 20.0321원에 판매된다.
이 같은 요금 변동이 LNG, LPG가 직접적 경쟁을 펼치는 가정·상업용, 산업용 시장에서 점유율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연료로 LNG, LPG를 주로 사용하는데 가격 차이에 따라 연료를 전환하고 있다.
LPG공급사가 판매하는 9월 원가를 열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MJ당 16.3041원으로 LNG와 비슷하다. 유통비 등이 반영되는 LPG 집단공급가격은 동일 열량일 때 LNG보다 비싸진다.
지난 2월 두 원료 가격 비율은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 기준 100대 131까지 좁혀졌다. 2년 내 가격 차이가 가장 줄어든 때다. 이후 LNG요금 추가 인하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가 하반기 들어 LPG가격 하락으로 다소 좁혀지게 됐다. LPG업계는 산업용 수요 회복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산업체 소비량이 큰 일부 지역은 이미 LNG를 LPG로 전환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영업 차원에서 공급가를 원가 수준으로 인하해 LNG와 경쟁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가정·상업용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PG업계는 도시가스 배관망이 설치되지 않은 농어촌 및 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배관망 사업을 펼치며 수요 확대에 나서고 있다. LPG가격이 떨어질수록 사업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LNG업계는 잠재적 수요층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로 LPG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LNG도 시차를 두고 요금을 인하하고 있어 점유율이 크게 바뀌기는 힘들다”면서 “LPG가격 회복으로 배관망 사업 및 일부 산업체 연료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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