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옆면에 하이브리드 마크를 단 차량을 쉽게 만난다. 도로를 달리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는 도요타 차량이 많다.
도요타는 지난 1997년 첫 풀 하이브리드 승용차 ‘프리우스’를 선보인 이후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 연료 다양화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으로 기술 범위를 확대했다.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도요타는 화석연료 희소성과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나섰다. 에너지 절약 대책은 바로 하이브리드카 보급이라는 기조 아래 시장 확대에 힘썼다.
하이브리드 기술도 계속 진화했다. 초기 프리우스는 일본 10·15모드 기준 연비로 1리터에 28㎞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2세대 35.5㎞/ℓ, 3세대 38.0㎞/ℓ로 개선됐다. 차량 운행에 필요한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것이다.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 만난 히사시 나카이 부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이브리드 기술과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가능한 한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히사시 부장은 “당시 리먼사태 이후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며 개발환경에 이상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발을 중지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환경과 안전 기술개발이 자동차 기업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무리 회사가 적자가 난다 하더라도 기술개발은 생명”이라며 “예산이 줄어도 비중에 영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도요타 프리우스 첫 출시 이후 친환경 하이브리드 기술 생태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프리우스 단독으로만 올 5월 기준 세계 누계 판매 대수 355만대를 돌파했다.
프리우스로 시작된 하이브리드 기술은 다양한 차종에 탑재되며 경차부터 상용차까지 29개 모델에 적용됐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차종 60여개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이다. 도요타 전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지난 2012년 초 처음으로 연 100만대를 달성했고 올해 들어 월 1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누적 판매대수도 700만대를 넘어섰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이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1992년 개발을 시작해 지난 2002년 처음으로 개발 기술을 차량에 탑재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한정 보급했다. 2008년에 공개했던 개선 차량은 최고 속도 155㎞/h, 일본 10·15모드 기준 항속거리 830㎞다.
회사는 지난해 말 첫 수소연료전지 세단 ‘미라이’ 판매를 일본에서 시작했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도요타 자동차 테마파크 ‘메가웹’에서 체험한 미라이는 지금까지 가장 진보된 친환경차였다. 차량 주행 중 이산화탄소 등이 전혀 없는 물(H2O)만 배출했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로 미래 친환경 수소사회 실현에 견인차가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미라이는 지난 3월 기준 일본에서 1500대 판매됐다.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차량 인도는 10월 시작된다. 오는 2020년에는 미라이 차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하이브리드 기술과 같이 다양한 차량 라인업에 수소연료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도쿄에서 만난 가쓰유키 스기노하라 도요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신흥국 그룹장은 “도요타 주요과제 중 손꼽히는 것이 저탄소 사회 구축”이라며 “초대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것부터 최근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까지 다양한 차세대 에코카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고객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계속 매진 중이다. 회사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수소충전소 운영 비용도 일정부분 부담할 계획이다. 차량 기술개발뿐 아니라 수소충전소 등 생태계 전반에 노력을 더하겠다는 목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