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자가 기회비용 원리를 강조하면서 자주 인용해 속담처럼 회자되는 말이다. ‘공짜 점심(free lunch)’이란 개념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 술집에서 술을 일정량 이상 마시는 단골에게 점심을 공짜로 주던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술값에는 공짜로 먹은 점심값까지 포함돼 있다. 내가 먹은 점심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공짜인 것 같지만 결국은 알게 모르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문화부가 웹하드와 P2P 파일 공유 사이트가 제공하는 무료 다운로드 쿠폰 단속을 실시한다. 무료 다운로드 쿠폰은 PC방, 편의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PC 주변기기 온라인 판매업소 등에서 배포된다. 웹하드·P2P 업체가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무료 쿠폰 배포에 앞장서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니 거리낌 없이 쿠폰을 사용한다. 그러나 무료 쿠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대부분 불법 복제물이다. 결국 무료 쿠폰 발행은 불법복제물 배포를 돕는 것으로 저작권 침해 방조죄에 해당돼 단속을 실시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최근에는 다운로드 쿠폰을 배포하고 회원가입을 유도한 뒤 17만여명의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사업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업자는 모은 개인정보를 결제대행업체 자동결제시스템에 입력해 매달 1만6500~1만9800원씩 자동 결제하는 수법으로 88억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공짜’인 것처럼 보이지만 무료 다운로드 쿠폰 이용은 저작권자 권리를 침해하거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치명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 저작권 보호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 보호로 우리 콘텐츠는 한류가 붐을 이룰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무료 다운로드 쿠폰이 공짜가 아니고 우리 콘텐츠 산업을 갉아먹는 암적 존재임을 이용자가 인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