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쌀 똥이 내일로 미뤄진다면...

오늘 쌀 똥이 내일로 미뤄진다면...

[전자신문인터넷 김병수기자] 예로부터 건강의 비결은 ‘잘 먹고, 잘 싸기’가 기본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배변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건강의 바로미터다. 다행히도 영양은 풍족하다 못해 넘치는 시대가 되었으나, 시원한 배변만큼은 적절한 치료법을 몰라 방치하며 고통만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변비는 방치하면 여드름 등 피부병에서부터 어깨 결림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노약자의 경우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변비는 변이 오랫동안 장에 머물며 배설되지 못하거나 대변이 나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대개는 배변 횟수가 적을 때 변비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매일 변을 보지 못해도 일주일에 3회, 이틀에 한 번 정도 기분 좋게 배변하면 정상이다. 매일 변을 보더라도 변이 딱딱해서 과도한 힘을 줘야 하고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는다면 변비에 해당된다. 이런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면 급성변비,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변비로 분류한다.

◆ 오늘 내일 미루다 ‘치질’ 걸리기도

만성변비일 땐 원인을 알아내 이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경련성 변비일 경우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거나 유산균 음료를 다량으로 섭취하면 자연 치유되지만, 대장암, 직장암, 장유착증, 탈장 같은 질병이 있을 때 생기는 기질성 변비일 땐 수술을 해야 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 장운동이 느려지면서 생긴 이완성 변비일 땐 변비약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다.

만성변비가 되면 딱딱한 변이 항문이나 대장 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치질 같은 대장항문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체내의 독소나 유해가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이로 인한 무기력증, 두통, 빈혈, 기미, 잡티, 여드름 등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항상 아랫배가 묵직하고 불쾌하기 때문에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어깨 결림이나 요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수험생, 변비 탓에 성적도 하락

변비 환자의 연령층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장석원 내과전문의는 “학생들의 경우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고, 학습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며, 젊은 직장인들의 경우 과도한 다이어트와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습관 탓”이라면서 “몸이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수분은 물론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30분 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약자의 경우 배변을 위해 과도한 힘을 주게 되면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고, 수험생의 경우 프라이버시 탓에 변비 증상을 숨기는 등 방치하는 경우가 있어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김병수기자 sskb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