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 성과 보고대회]해외인재 덕분에 글로벌 역량 탄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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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인재들이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중견·중소기업 기술경쟁력과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 지원을 받아 모국 땅에 발을 내디딘 인재들이 ICT 강국이란 명성 대비 취약한 소프트웨어(SW)·시스템반도체·콘텐츠 등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민국 ICT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해외에서 수십년간 몸담았던 생활 터전을 떠나 낯설고 환경도 불편한 국내기업을 선택, 제품개발·해외진출·투자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를 속속 내기 시작했다.

SW업체 버추얼빌더스는 미국 시니어랩에서 근무하던 기술경영 전문가 김수종씨(49)를 지난해 영입했다. 사업 기회를 잡아도 해외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탓에 시장 진출이 녹록지 않아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겸비한 우수 인재가 필요해서다.

버추얼빌더스는 해외인재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법인과 싱가포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터키, 브라질, 프랑스, 대만 등에 영업대리점을 개설했다. 더불어 기술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아 중국 이글비디오와 스웨덴 세논랩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설계업체 이더블유비엠은 미국 알테라 엔지니어 출신 이경택씨(52)를 채용했다. 이 회사는 이경택씨와 함께 이미지센서 하나로 RGB와 적외선 신호를 동시 추출, 피사체의 상대거리를 측정하는 시스템반도체를 지난해 8월 개발했다.

이 반도체는 3차원 동작인식, 차량용 충돌방지 시스템, 비접촉 지문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해외 시장에서 적지 않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또 보안 기능을 내장한 사물인터넷(IoT)용 시스템반도체를 지난 2월 개발했다. 이 제품은 IoT 시장에서 취약한 보안성 문제점을 해소함으로써 시장 활성화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업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ZMOS테크놀로지 엔지니어인 유승문씨(49)를 연구인력으로 수혈받았다. 이 회사는 대기전력 소모를 9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인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에 해외인재를 투입, 스마트폰 등 해외 모바일기기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저전력·고속 메모리셀과 디지털회로를 개발한 데 이어 현재 디지털회로를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사용하기 위해 라이브러리를 자동 생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반도체업체 테라스퀘어는 미국 마벨반도체 엔지니어 박진호씨(43)와 영국 CSR 엔지니어 한광석씨(40)를 채용해 데이터센터용 CMOS IC를 개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SW업체 포시에스는 미국 애플리케이션어시스트 개발자 출신 성민성씨(38)와 웹모바일용 전자문서 솔루션을 개발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 SW업체 MDS테크놀로지는 MS 기술경영 전문가 노윤선씨(52)를 영입해 해외 시장 개척과 신규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등 해외인재들이 ICT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수종 버추얼빌더스 이사는 “국내 중소기업은 회사가 어떤 분야에 특화돼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그게 좋은 기술이라는 것조차 모를 뿐더러 어떻게 해외에 접근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인재를 채용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짧은 시간 내에 해외 진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천종옥 썬시스템 연구소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은 세세한 부분을 쉽게 놓치고 있다”며 “조금만 더 세부 디자인에 신경 쓰면 대기업 또는 해외 브랜드 못지않은 포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또 다른 자부심은 내가 하나의 제품을 만들면 협력업체 7개 이상이 공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 주관기관인 정보기술진흥센터 이상홍 센터장은 “ICT라는 업종과 중소기업 시스템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지만 해외인재 덕분에 성공 확신과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서울과 대전에서 해외인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 우수성과를 발표하는 정부 간담회를 열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