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FTA시대, IT창업노하우 전한다

베트남 다낭시에 위치한 한·베 친선 IT대학 실습실에서 재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베트남 다낭시에 위치한 한·베 친선 IT대학 실습실에서 재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우리나라 베트남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 일본 수출액을 넘어섰다. 홍콩이 중개무역권임을 감안하면 베트남은 중국·미국에 이어 사실상 우리나라 3번째 수출 대상국가로 부상했다. 한국은 지난 5월 베트남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서명하고 비준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내년 FTA가 발효되면 양국 간 교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베 F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베트남 현지 관심도 높다. 전대주 주베트남 대사는 “베트남은 한국과 FTA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베 FTA가 한국 기업의 대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발전을 돕는 ‘상생형 FTA’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다낭시에 위치한 한·베 친선 IT대학(이하 IT대학)은 양국 상생 협력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다. 지난 5일 찾아간 IT대학은 한·베 F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4년제 승격 사업이 한창이다. IT대학은 2007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설립됐다.

IT대학은 베트남 첫 IT전문대로서 정보통신·소프트웨어·전자상거래 인력 양성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ICT 2020 전략 주요 과제인 인적개발에서 한 축을 차지한다. 응웬 후 터 IT대학 부총장은 “이렇다할 IT교육시설이 없던 중부권에 IT대학이 들어서면서 기업 필요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IT대학은 높아지는 고급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4년제 승격을 위한 2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IT대학은 현재 2년, 3년제로 운영된다. 베트남은 최근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IT전문인력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응웬 부총장은 “기업이 더 많은 고급 IT 인력을 원하고,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서도 4년제 대학 요구가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베 친선 IT대학 실습실에서 재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한·베 친선 IT대학 실습실에서 재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코이카는 4년제 승격을 돕고자 숭실대와 함께 △교육프로그램 개선 △산학협력체계 구축 △전문인력 양성·파견 △교육인프라 선진화 등을 지원한다. 2016년까지 총 620만달러를 투입한다. 장재윤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은 “박사급 인력을 비롯해 승격 요건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17년 최종 승격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대학원 설립도 추진한다.

IT대학은 4년제 승격 작업 계기로 인력 양성을 넘어 벤처·창업 문화와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파한다. 베트남은 투자자 확보 어려움, 정부 지원 부족 등으로 아직 IT 창업 열기가 높지 않다. IT대학 2기 졸업생으로 현지 게임개발사에 재직 중인 레득 안(25)은 “대부분 학생이 창업 노하우와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자금도 구하기 어려워 졸업 후 취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IT대학이 2차 사업으로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산학 협력프로그램을 강화하면 베트남 벤처 붐 조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응웬 부총장은 “학생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공부하면서 직접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실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한국을 모델 삼아 교육 틀을 바꾸고 교수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낭(베트남)=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