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은 많은 운전자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시판용(애프터마켓·AM용) 내비게이션 10대 중 4대는 부팅 시 아틀란 로고를 띄운다. 이름은 낯설지만 아틀란 전자지도 소프트웨어(SW)를 10년 넘게 만들어온 기업이 맵퍼스다.
2006년 설립 이래 3차원(D) 전자지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속 성장했고 지금은 모바일과 빅데이터, 해외향 내비게이션 SW에서 새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AM 시장에서 쌓은 발빠른 시장 감각이 무기다.
전자지도 최대 수요처인 내비게이션 시장은 포화 상태지만 김명준 맵퍼스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업계 불황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길 안내’에만 머무르지 않는 소비자 중심 서비스가 비결이다.
김 대표는 “내비게이션이 생필품화되면서 전자지도 기능도 단순히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길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며 “전자지도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소비자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맵퍼스 강점”이라고 밝혔다.
내비게이션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기계 말에 의존해 길을 가게 하는 장치다. 단순히 정확한 길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편한 길, 빠른 길을 알려줘야 한다. 운전자와 잘 소통하기 위한 사용자경험(UX)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내비게이션 제조사 파인디지털 출신이다. 개발역을 담당하다 독립했다. 처음엔 100% 파인디지털 SW만 수주했지만 지금은 이 사업 비중이 30%대다. 그만큼 다양한 거래처와 독립 서비스를 확보했다.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유가 정보 표시, 3D 투시 지형정보, 국내 최초 부분 자동 업데이트 등 독보적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빅데이터와 모바일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는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수백 만, 수천 만 표본을 가진 양질의 통계”라며 “내비게이션 입장에서는 검색 히스토리를 활용한 상품·경로 추천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고 밖으로는 상권 분석 데이터 같은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앱 ‘아틀란 3D 클라우드’는 당장 수익은 나지 않지만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사업 중 하나다. 맵퍼스 최대 강점인 ‘사용자 중심 서비스’가 성공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수익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지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은 가장 주목도가 높은 영역”이라며 “맵퍼스 강점을 따져보면 모바일 서비스에서 핵심 가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인력을 대거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해외향 내비게이션 사업은 이런 장점이 극대화된 사례다. 2012년 브라질, 작년 이란 진출에 성공했다. 현지에서 제공받은 지도 원도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가공’ 역량을 인정받았다. 한국에 진출하는 수입차 회사가 국내 파트너로 맵퍼스를 선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 대표는 “완성차 회사에 수직계열화된 회사가 아님에도 SW 품질만은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와 해외 수입차 비포 마켓 역시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