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자동차 부품 업계 위기와 도전 과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9/08/cms_temp_article_08154254169292.jpg)
자동차 부품 수출이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감소 추세로 돌아서 비상이 걸렸다. 올해 1~7월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4.9% 감소한 151억달러에 그쳤다. 부품 수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해외 공장 조립용 부품 수출이 현대차, 기아차를 비롯한 주거래 완성차 업체 해외 생산 감소 영향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 2대 시장인 중국에 올해 1~7월 수출은 작년 동기 실적보다 2억5700만달러(7.8%) 감소했다. 3대 시장인 러시아 수출은 3억9000만달러(44.3%), 4대 시장인 브라질 수출은 8600만달러(12.5%), 5대 시장인 인도 수출은 2800만달러(1.5%) 감소했다. 이른바, 브릭스 4개국 부품 수출 감소액은 총 7억6100만달러로 전체 부품 수출 감소액(7억7900만달러)의 98%를 점했다.
가장 큰 요인은 브릭스 4개국 내 현대차, 기아차 공장 가동률 하락이다. 중국은 신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토종 업체 약진으로 외국계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률이 대부분 하락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신차 판매가 1년 반 넘게 매달 20~30%대로 급감해 모든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다. 인도는 신차 판매가 회복세지만 후발 업체 공략 강화로 현대차 공장 가동률이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인도를 제외한 브릭스 3개국 신차 판매 성장세는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브릭스 4개국 내 신차 판매 경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그 가운데 현대차, 기아차가 현재 중국에서 증설 중인 연산 75만대 규모 신공장까지 모두 본격 가동되면, 양 사의 브릭스 4개국 내 공장 가동률은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라는 압력을 계속 넣고 있다. 주거래 완성차 업체들 역시 원가 절감을 위해 현지산 부품 조달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추세다. 국내 부품 업체는 국내 생산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임금 수준도 너무 높아 국내 신규 투자는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그 여파로 자동차 부품 업계는 사상 유례없는 삼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수출 감소로 국내 공장 가동률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해외 동반 진출 부품 업체는 현지 공장 가동률도 하락해 생산 물량 부족 현상이 가중된다. 주거래 완성차 업체 판매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부품 업계 수익성 저하도 불가피하다.
이 위기 돌파를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기존 주거래 업체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신규 고객사 확보는 결코 쉽지 않다. 기존 부품 업체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신제품을 10~15%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제시해야 신규 거래 업체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규 물량 확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국내 부품 업계 최대 현안은 잠재적인 고객사가 원하는 신제품을 설계 단계부터 목표 원가에 맞춰 개발하는 일로 좁혀진다. 신규 고객사가 최우선적으로 조달하려는 고연비, 친환경, 고안전, 고편의 기술 분야 신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경쟁사들이 개발하는 신기술, 신제품과 원가 경쟁력 확보 전략 정보 역시 긴요하다.
아울러 수주 전략 패러다임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기존 거래 완성차 업체 핵심 부서나 인적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전통적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기술과 원가, 품질 경쟁력을 토대로 한 정면 승부 전략만이 유효한 세상이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신규 고객사 확보는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