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기업정보 태부족…시장 확대 위한 열린 마인드 필요

“코넥스 상장사 주식을 거래하고 싶어도 어떤 기업이 있는지, 재무상태가 어떤지 알 수가 없어요. 아직 작고 리스크가 있는 시장이어서 매매 절차가 복잡한 것은 이해하겠지만 그렇다고 증권사가 발행하는 흔한 기업분석보고서 찾기도 힘드니 상장사인지 의심이 갈 때가 있습니다.”

코넥스 기업 투자자의 하소연이다.

지난 2013년 7월 코넥스 시장이 개장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나온 기업분석보고서는 31건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코스닥기업 보고서가 6418건 발행된 것과 비교하면 0.5% 수준에도 못 미친다.

투자자들은 코넥스 상장사 정보공개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기업이 자율공시까지 해가며 시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년에 한 번 하는 결산 공시가 전부인 기업도 많다.

코스닥에 비해 공시의무에서 자유롭고 상장사가 모두 중소기업이다 보니 체계적인 투자 유치 의식나 홍보 의지가 낮다. 자본시장에 공개된 기업으로서 책임의식도 부족하다.

지정자문을 맡은 증권사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증권사 대부분은 시장에 상장할 때만 자문역을 맡고 이후에는 손을 놓는다. 일부에선 매년 자문료만 받고 맡고 있는 기업 분석보고서 하나 안 내준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상장사 CEO는 “코넥스에 들어온 기업이 규모를 갖춘 곳도 있지만 아닌 곳도 더러 있어 정보 공개를 꺼리는 면이 있다”면서 “지정자문을 맡은 증권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문을 해주고 보고서 발간에 나서주면 좋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증권사 주장은 다르다. 한 증권사 코넥스 담당자는 “코스닥 상장사와 달리 정보공개에 미온적인 회사가 많아 리포트 작성이 쉽지 않다”며 “지정자문을 맡은 증권사는 기업을 코스닥으로 이끄는 입장에서 최소한의 비용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코넥스 시장은 올해만 이미 22개사가 상장됐고 연내 50곳이 추가 상장된다.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20만주와 30억원을 넘는 등 진화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까다로운 매매 방식과 상장사 정보 부족 등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다. 거래형성률이 60% 수준에 멈춰 있고 매매회전율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를 운영하는 한국거래소는 부족한 기업정보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합동IR 외에 기업보고서 발간 지원사업을 이달부터 추진한다. 합동IR가 기관투자자 위주로 구성되고 한정된 시간·장소에서 열리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거래소는 리서치기관에 비용을 지원해 분석보고서 발간을 확대하고 투자정보 제공으로 시장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발간된 보고서는 코넥스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해 정보 접근성 및 투자 관심도를 높일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가 출범한 지 2년이 넘었고 곧 100개사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하는데 기업은 온실 속 화초 같다”며 “당국의 시장 활성화 조치만큼 기업도 투자자를 위한 정보 공개나 언론을 이용한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야 시장도 커지고 자금 유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